"말(馬)도, 표정과 목소리로 사람 마음 읽는다"
日연구진, 英과학지 사이언티픽리포트 논문 게재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이동수단이 되면서 사람과 가까워진 말(馬)이 사람의 목소리와 표정을 연관시켜 감정을 읽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 NHK와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홋카이도(北海道)대와 도쿄(東京)대 연구팀은 말 19마리를 대상으로 사람의 목소리와 표정으로 감정을 읽을 수 있는지 여부를 실험해 연구 결과를 21일 영국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온라인 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웃는 얼굴과 화난 얼굴 등 2가지 화면과 칭찬하는 말투, 혼내는 말투 등 2가지 목소리의 녹음 파일을 준비해 말들에게 들려줬다.
'웃는 얼굴-칭찬하는 말투', '웃는 얼굴-혼내는 말투', '화난 얼굴-칭찬하는 말투', '화난 얼굴-혼내는 말투' 등 4가지 조합을 먼저 영상을 스크린에서 보여준 뒤 15초가 지난 다음 음성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말에게 제시한 뒤 음성이 들려온 쪽을 쳐다보는 반응 속도를 측정했다.
4달 동안 같은 실험을 반복해서 진행한 결과 '웃는 얼굴-혼내는 말투', '화난 얼굴-칭찬하는 말투' 등 영상과 음성이 일치하지 않는 내용일 경우 모든 말이 1.6~2배 빠른 반응 속도를 보였다는 결과를 얻었다.
웃는 얼굴인데도 혼내는 말투를 보이거나 화난 얼굴인데 칭찬하는 말투를 보이는 등 영상과 음성이 불일치할 경우 이를 이상하게 생각해 더 빨리 시선을 음성이 들리는 쪽으로 돌린 것이다.
연구팀은 "말이 시선을 음성 쪽에 돌리는 것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는 것"이라며 "말이 사람의 목소리와 표정을 연관시켜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의 다키모토 아야카(瀧本彩加) 홋카이도대 교수는 "말의 가축화 역사가 5천년을 넘어서면서 말이 서서히 사람의 의사소통 방식을 이해하게 된 것"이라며 "연구 결과가 사람과 가까운 동물이 사람과의 인연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알 수 있게 하는 힌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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