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붉은불개미 잇따라 발견…아스팔트 깨고 샅샅이 확인
관계기관·전문가 합동조사…굴착기 동원해 초기방역 총력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최근 국내 주요 항만에서 외래 붉은불개미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날 10여 마리의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부산항 자성대부두 컨테이너 야적장에선 21일 추가로 붉은불개미가 발견되는 등 온종일 비상이 걸렸다.
21일 오전 9시께부터 농림축산검역본부·환경부·농촌진흥청 등 관계기관과 학계 전문가 30여 명이 부산항 자성대부두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합동조사를 벌였다.
이날 검역당국과 합동조사단은 전날 발견 지점에서 붉은불개미 추가 여부를 확인하고 확산하지 못하도록 방역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발견지점 주변 반경 약 30m 내에 통제 라인을 설치하고 점성 페인트로 방어벽을 쳤다.
공구를 이용해 땅을 파낸 후 개미가 발견되면 포획 후 전날 발견된 붉은 불개미와 같은 종인지를 전문가들이 확인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전날 발견된 10여 마리의 붉은 불개미와 유사한 개미가 추가적으로 곳곳에서 발견되자 야적장은 일순 긴장감이 감돌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이흥식 박사는 "개미는 사회생활을 하기 때문에 최초 발견된 붉은 불개미 주변에서 같은 모양의 개미가 발견되면 모두 붉은 불개미로 판단할 수 있다"며 "오늘 곳곳에서 추가로 붉은 불개미가 발견됐고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붉은불개미로 추정되는 개미가 잇따라 발견되자 오후 4시께부터는 굴착기가 동원돼 아스팔트를 부수고 샅샅이 확인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추가로 붉은 불개미가 계속 발견돼 땅을 완전히 파고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또 서식지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라고 설명했다.
방역복을 착용한 현장 관계자들은 독개미 서식 여부를 확인하려고 아스팔트 아래 흙을 따로 모아 약제를 뿌렸다.
검역 당국은 이날 자성대부두 야적장 곳곳에 포획트랩을 설치하고 스프레이 약제를 뿌려 소독과 방제작업을 벌였다.
특히 발견지점 100m 이내에 있는 컨테이너의 이동을 제한했다.
발견지점 인근을 지나는 컨테이너는 지면 위로 들어 올려 소독한 후 반출토록 했다.
붉은 불개미 방역은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2001년 붉은불개미 정착이 확인된 호주에서는 지금까지 3억4천만 호주달러(3천73억원)를 들여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초기 차단에 실패해 막대한 손실을 봤다.
이날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어떤 컨테이너를 통해 붉은불개미가 유입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농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붉은불개미 계통이 어느 나라 유전자와 비슷한지 추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성대부두는 지난달 30일에도 중국산 대나무를 실은 컨테이너에서 붉은불개미가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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