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달 영국 방문 때 엘리자베스 여왕 접견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영국을 방문할 때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만날 예정이다.
로버트 우드 존슨 영국주재 미국 대사는 20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 일정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접견도 포함돼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국가원수를 만나야 한다"고 답했다.
존슨 대사는 접견 계획의 세부 내용은 아직 논의중이라면서 "여왕은 국가원수이므로 그를 만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의 사전준비팀이 다음 주 영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의 구체적인 일정 등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계획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7월 13일 영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18개월 만이다. 일찌감치 계획이 잡혀있었지만 여러 부침을 겪으며 지연됐다.
지난해 1월 미국을 방문했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당시 여왕을 대신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국 국빈방문을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수락했다.
그러나 영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반대하는 대규모 청원운동이 진행됐고, 영국 의회에서도 국빈방문 요청을 취소할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영국주재 미국 대사관 개관식에 맞춰 영국을 방문하기로 했다가 막판에 취소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많은 돈을 들이고도 더 좋지 않은 위치로 대사관을 옮겼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영국에서 마주할 '반(反) 트럼프' 시위대와 마주치지 않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번 방문 형식은 국빈 방문(state visit), 공식 방문(official visit)이 아니라 정상외교 의전상 가장 낮은 단계인 '실무 방문(working visit)'이다.
이에 따라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비롯한 왕족들은 만나지 않고 메이 총리와 만나 꼭 필요한 용건을 위한 회담만 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여왕 접견 계획이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 정책과 극단적인 성격에 반감이 있는 영국인들의 분노에 다시 불을 붙이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전에도 반트럼프 정서가 팽배했지만, 최근 불법 입국자와 어린 자녀를 격리하는 미국의 정책에 전 세계의 집중이 쏠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영국인들의 분노가 더욱 커졌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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