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류필립·함소원-천화로 읽는 부부예능의 진화
냉동 난자·재혼 등 변화하는 세태 반영…"공감 폭 넓어져"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난자도 냉동할 수가 있구나. 늦게 결혼해서 임신하려면 그런 방법도 있다는 정보를 얻었네요."
젊은 청춘 남녀의 알콩달콩한 신혼일기를 담는 데만 충실했던 부부 예능이 최근 다양한 테마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의 변화를 가장 잘 대변하는 건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2'의 가수 미나(46)-류필립(29) 부부와 TV조선 '아내의 맛'의 한중 커플인 함소원(42)-천화(陳華·24) 부부다.
각각 17살, 18살 나이 차가 나는 두 부부는 여러 측면에서 사회의 변화한 세태를 반영한다.
비교적 최근까지만 해도 할리우드가 아닌 국내에서 여성의 나이가 띠동갑 이상으로 많은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웠고, 사회적으로 선입견도 있었지만 최근 동시에 TV 출연 중인 이 부부는 과거와 비교하면 상당한 공감을 사고 있다.
처음에는 호기심 또는 우려가 섞인 시선으로 본 분위기도 없지 않지만, 방송 회차를 거듭할수록 장애물들을 뛰어넘어 다른 부부들과 똑같이 일상생활을 하고 사랑하는 모습이 시청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마흔여섯 미나는 방송을 통해 임신 확률이 5%에 불과하다는 산전검사 결과를 얻고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나는 5% 안에 들겠지라는 생각으로 자연 임신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했다. 말뿐만이 아니라 혈액순환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108배를 하거나 물구나무서기를 하는 등 노력을 보여주면서 이 부부에 대한 응원도 이어지고 있다.
'살림하는 남자들2' 방송에서는 늦은 나이 임신뿐만 아니라 9살 차이가 나는 미나와 시어머니의 만남 등 나이 많은 여성이 결혼하면서 겪는 현실적인 에피소드들이 담겨 타 부부 예능과 차별화됐다.
프로그램 관계자는 21일 "현실은 여전히 팍팍하지만 그 속에서도 출산을 통해 가족을 구성하려고 하는 의지 등이 사회에도 좋은 시그널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함소원은 결혼 전 노산에 대비해 난자를 냉동해두는 등 적극적으로 대비한 사실이 알려지며 시청자들의 호기심과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실제로 함소원-천화 부부는 최근 자연 임신에 성공한 사실이 알려져 시청자들과 감격의 순간을 함께했다.
방송 직후에는 많은 시청자가 '냉동 난자'를 검색하고 관련 댓글을 다는 등 해당 에피소드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프로그램 관계자는 "함소원-천화 부부의 경우 다정한 연하 남편을 통해 판타지나 로망을 대리 충족시켜주기도 하고, 동시에 노산이나 난임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조명하기도 한다"며 "사회적으로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는 요즘 더 공감대를 확보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함소원-천화 부부와 더불어 SBS TV '동상이몽2-너는 내운명'에 출연한 또 다른 한중 배우 부부 추자현-위샤오광은 국경을 넘은 결혼 생활을 조명했다는 의미도 있다.
결혼 후 '동상이몽2'에 재출연 중인 배우 장신영-강경준 부부 역시 가족의 여러 형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장신영이 강경준과의 결혼 전 얻은 아들과 '진정한 한 가족'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강경준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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