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무면허 운전·무모한 점프…'악동' 니앙, 데뷔 골

입력 2018-06-20 10:49
[월드컵] 무면허 운전·무모한 점프…'악동' 니앙, 데뷔 골

프랑스에서 태어난 니앙, 뒤늦게 세네갈 대표팀 택해 본선 골까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16년부터 축구 팬들은 음바예 니앙(24·세네갈)을 '바보(idiot)' 혹은 '광대(clown)'라고 부른다.

이탈리아 AC 밀란에서 뛰던 2016년 6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지붕에서 수영장으로 뛰어내리는 장면을 찍은 영상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교통사고로 두 달 넘게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던 선수의 무모한 행동에 팬과 구단은 경악했다. 팬들은 니앙을 "위험한 스턴트를 즐기는 광대, 자기 제어를 하지 못하는 바보"라고 비판했다.

"AC 밀란이 니앙을 더는 견디지 못하고 다른 구단에 팔 것"이란 소문도 났다. 하지만 AC 밀란은 니앙에게 벌금 처분만 내렸다.

그만큼 니앙의 재능이 탐났다.

월드컵 무대에서 '악동' 니앙의 재능이 빛났다.

세네갈 대표로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니앙은 20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H조 1차전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맨 오브 더 매치(MOM)로 선정됐다.

이 경기에서 니앙은 월드컵 본선 데뷔전에서 A 매치 첫 골을 넣었다.

니앙다운 골이었다. 니앙은 1-0으로 앞선 후반 15분, 그라운드 밖에서 부상 치료를 하고 들어오자마자 그제고시 크리호비아크의 백패스를 가로채 뛰어난 볼 터치로 골키퍼를 제친 뒤 텅 빈 골문 안으로 공을 보냈다.

폴란드 선수들은 니앙이 주심의 허락을 받지 않고 들어온 것 아니냐며 항의했지만 골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논란의 골'을 터뜨린 니앙은 밝은 얼굴로 몸을 흔들었다.



니앙은 프랑스 파리 근교 빈민가 출신이다. 세네갈 부모 밑에서 자란 니앙은 어린 시절부터 축구에 탁월한 재능을 드러냈다.

프랑스 16세 이하, 17세 이하, 21세 이하 대표팀에 차례대로 뽑히며 프랑스 성인 대표팀을 꿈꿨다.

하지만 2011년 21세 이하 대표팀 소집 기간이던 2012년 11월 '통금 시간'을 어기고 클럽에서 시간을 보내다 적발돼 '2012년 12월 31일까지 프랑스 대표 발탁 금지' 처분을 받았다.

징계 기간이 끝난 뒤에도 프랑스 대표팀은 니앙을 찾지 않았다.

이후에도 니앙의 기행은 이어졌다. 2013년에는 무면허로 운전하다 경찰에 들키자 "(팀 동료) 바카예 트라오레가 운전했다"고 거짓 주장을 했다.

2014년에도 무면허로 운전하다 11명을 다치게 하고, 나무와 충돌했다. 이때 니앙은 징역 18개월 형을 받았다.

2016년 2월 다시 교통사고로 발목과 어깨를 다친 니앙은 그해 6월 '지붕 위에서 수영장으로 다이빙'하는 무모한 행동으로 비난받았다.

세네갈 월드컵 대표팀에서도 니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세네갈이 지난해 초부터 꾸준히 니앙에게 '대표팀 합류'를 요청했으나, 니앙은 답을 미루다 프랑스 대표팀 발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고 난 뒤에야 "세네갈 대표팀으로 월드컵에 나서겠다"고 했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이렇게 속을 썩인 니앙이 경기가 시작되자 재능을 발휘했다. 꽤 오래 속앓이를 하다 니앙을 대표팀에 포함한 세네갈은 일단 안도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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