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화재 화물선서 중고차 970대 꺼내 수출한다
작동 가능한 차량들 다른 화물선으로 옮겨 리비아행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지난달 인천 내항 정박중에 불이 난 대형 화물선에서 화재 피해를 입지않은 중고차들이 애초 계획대로 중동 수출길에 오른다.
20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파나마 국적 자동차운반선(5만2천224t급)에 실려 있던 중고차 2천438대 중 작동 가능한 978대를 21일부터 부두로 빼내 다른 화물선에 옮겨 실을 계획이다.
이들 차량을 선적할 화물선은 이날 자정께 인천 내항에 입항해 화마를 피한 중고차와 다른 일반 중고차들을 함께 싣고 24일께 리비아로 출항할 예정이다.
불에 타 못 쓰게 된 나머지 중고차 1천460대는 화재선박에 실린 상태로 인천 내항 밖으로 예인할 예정이다.
화재선박의 선주 측은 화재조사를 통해 화인이 규명되고 보험 처리 문제 등이 매듭지어진 이후에야 선박의 폐선·수리 여부를 결정해 이동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제시한 바 있다.
최종적으로 폐선이 결정될 경우 선박 해체 작업은 환경오염 문제 등으로 인해 국내에서 진행하기 어려워 중국 등 외국업체에 맡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화재를 조사 중인 경찰과 소방 당국은 합동감식 등 현장조사를 마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해경과 해양심판원 등 5개 관계기관이 합동으로 감식을 진행하고 증거물 수집을 마친 상태"라며 "국과수 감정 결과가 다음달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천항에서는 지난달 21일 오전 9시 39분께 내항 1부두에 정박 중이던 대형 화물선에서 불이 나 화재 발생 67시간 만인 24일 오전 5시 완전히 진화됐다.
이 불로 화물선에 실려 있던 중고차 2천438대 중 1천460대가 타면서 화재 현장 주변인 인천 중구는 물론, 10km 떨어진 연수구·남동구까지 매캐한 연기와 냄새가 퍼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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