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시작…노동계 전원 불참으로 파행

입력 2018-06-19 16:54
수정 2018-06-19 17:01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시작…노동계 전원 불참으로 파행



최저임금위 전원회의 첫 개최…류장수 위원장 "노동계 불참, 안타깝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노사정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가 19일 내년도 최저임금의 본격적인 심의를 위한 첫 전원회의를 열었지만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이 전원 불참하며 회의가 파행을 겪었다.

최저임금위는 이날 오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 대회의실에서 류장수 위원장 주재하에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회의 시작 때 출석한 위원은 류 위원장을 포함한 공익위원 8명과 사용자위원 7명 등 15명이었다.

최저임금위는 공익위원, 사용자위원, 근로자위원 9명씩 모두 27명으로 구성되지만 이날 근로자위원 9명 자리는 모두 비어 있었다.

근로자위원들은 대신 이날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정 최저임금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며 개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류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아시다시피 지금 노동계 근로자위원 대표들이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위원장으로서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근로자위원들이) 이른 시일 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아주 중요한 최저임금 문제는 법정 시한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일정을 최대한 맞추겠다. 일정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며 "오늘 논의되는 것은 근로자위원들과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용자위원인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근로자위원들이 불참하고 있지만, 우리 국민경제를 위해, 노동시장 발전을 위해 하루속히 참여하도록 촉구한다"며 "마냥 심의를 지연시킬 수 없고 법정 시일 내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사용자위원 전체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올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해 현장에서 체감하는 여러 어려움이 있다"며 "비단 중소 영세기업뿐 아니라 영세 취약 근로자들도 일자리 문제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사용자위원인 이재원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지원본부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임금을) 지불하기 때문에 기업들의 지불 능력, 이런 부분도 감안해 하나의 획일적인 안보다는 앞으로 다양한 여러 가지 대안을 갖고 같이 고민하고 논의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류 위원장의 인사말과 사용자위원 대표 발언에 이어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의에서 위원들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기초 자료인 현장조사결과 등에 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번 회의를 포함해 이달 말까지 5차례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할 예정이다. 노동계의 불참이 길어질 경우 파행이 계속돼 최저임금 의결은 결국 다음 달로 넘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년도 최저임금 고시 시한이 오는 8월 5일이기 때문에 늦어도 다음 달 중순까지는 최저임금 심의를 마쳐야 한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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