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한문연회장 "제주도 들썩이면 그게 한국판 에든버러축제"

입력 2018-06-19 16:03
김혜경 한문연회장 "제주도 들썩이면 그게 한국판 에든버러축제"

6월의 제주 공연장터 해비치아트페스티벌 "공연계 공식 로비 장소"



(제주=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공연장과 국공립·민간공연단체가 서로 소통하고 네트워킹하는 축제는 세계를 둘러봐도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이 손꼽힙니다. 공연 계약이 담당자들끼리의 사적 친분에 의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6월 제주는 공연계의 공식적 로비 장소가 되는 셈이죠."

김혜경(60)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이하 한문연) 회장은 19일 서귀포시 포선면 해비치호텔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공연 관계자들이 대규모로 모이다 보니 가장 공정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공연을 사고팔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문연은 2008년부터 제주도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함께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을 개최해오고 있다. 국내 공연 예술단체들과 공연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아트 마켓이 이 축제의 주된 목적이다.

11회째를 맞은 올해 축제는 전날부터 오는 21일까지 해비치호텔&리조트에서 열린다. 전국 200여개 문예회관과 250여개 공연예술단체 등 문화예술인 2천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다.

다음은 김 회장과의 일문일답.



-- 행사 소개와 목표를 설명해달라.

▲ 결국 우리 목적은 하나다. 전국 공연장의 활성화가 바로 그것이다. 전국 크고 작은 무대에 양질의 공연 콘텐츠가 선보여지길 바란다. 우린 이를 위해 전국 공연장과 공연단체를 이어주는 중개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전국 회원기관(문예회관) 213곳 중 약 200곳이 이번 축제에 참여했다. 예술단체 중엔 250여 곳이 참여했다. 예술단체들은 자신들이 만든 공연을 홍보할 수 있고, 공연장들도 좋은 작품들로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채울 수 있으니 양쪽 모두 윈윈하는 구조다. 꼭 공연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전국 공연 관계자들끼리 얼굴을 익히고 소통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6월 제주도를 공연계 공식적인 로비 장비로 활용해주면 좋겠다.

-- 축제가 11회째를 맞으면서 규모가 확연히 커졌다.

▲ 부스전시 단체 규모를 기존 150여개에서 180여개로, 쇼케이스를 20개에서 25개로 늘렸다. 부스전시 참여 단체는 인터넷으로 신청을 받는데 올해 같은 경우 30분만에 다 마감됐다. 2천명이 모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축제가 열리는 해비치호텔과 리조트는 물론 인근 숙소의 예약도 모두 다 찼다. 지난 10년간 축적된 경험으로 축제가 많이 알려지고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한다.

-- 일반 시민이 즐기는 축제로 나아갈 생각은 없는지.

▲ 사실 우리의 주목적은 아트 마켓이다.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는 단계까지 이르진 못했다. 그러나 축제가 더 확장돼 쇼케이스 공연이 200개까지 늘어난다고 가정해보라. 축제 기간 내내 제주도 전역이 공연으로 들썩인다면 바로 그게 한국판 에든버러페스티벌 아니겠는가. 전국 공연장 활성화라는 본연의 목적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외형과 예산 등이 늘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 실제 공연 계약 성사로 이어지도록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 공연은 공산품이 아니라 바로 그 자리에서 계약을 마치는 경우는 드물다. 대신 가계약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돈이 오가는 형태는 아니지만, 약식 계약서를 작성함으로써 서로 계약에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는다. 작년 같은 경우 가계약 건수의 40%가 본계약으로 이어졌다.

-- 축제의 경제적 효과는.

▲ 작년 축제는 약 220억원 규모의 문화예술공연 파급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계약금액, 입장권 판매수익, 문화서비스 생산유발 효과 등을 더한 금액이다. 올해는 300억원대 진입이 목표다.

sj99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