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두번째 검사장 승진인사 '적폐청산' 공로자 약진(종합)
윤석열과 호흡 맞추던 윤대진 '빅2' 검찰국장 발탁
국정원 파견 조남관 승진…공상훈·이상호 등 공안통은 잇단 사퇴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정부가 19일 단행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는 문재인 정부 역점 과제인 '적폐청산' 작업에 성과를 거둔 검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검사장 승진자의 출신 대학도 다양해져 서울대 법대 출신이 요직을 독차지하는 기존 학벌주의 구조가 다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법무부가 발표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법무부 검찰국장(검사장급)으로 승진한 윤대진(54·사법연수원 25기) 서울중앙지검 1차장이다.
윤 차장은 이번 인사에서 유임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58·23기)과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굵직한 사건들을 함께 수사한 대표적 '특수통'으로, 둘은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두텁다. 화끈한 수사 스타일도 비슷해 검찰 내에선 상대적으로 체구가 크고 선배인 윤 지검장을 '대윤'(大尹), 윤 차장을 '소윤'(小尹)으로 부르기도 했다.
검찰 조직의 인사 및 예산 관리 등을 총괄하는 검찰국장 자리는 검찰 내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빅2'로 거론될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가진 요직이다. 윤 차장은 광주고검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박균택(52·21기) 현 검찰국장보다 네 기수 아래여서 검찰 안팎에선 파격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지검장을 유임한 데 이어 함께 손발을 맞추던 윤 차장을 검찰국장으로 임명하면서 정부가 적폐청산 작업을 차질 없이 마무리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 게 아니냐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적폐청산 수사에서 활약한 다른 인사들도 약진했다. 국가정보원 감찰실장으로 파견돼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를 이끈 조남관(53·24기) 서울고검 검사는 검사장 승진과 함께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으로 신규 보임됐다.
'다스 횡령 등 의혹 고발사건 수사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 문찬석(57·24기)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 역시 검사장 승진과 함께 요직인 대검 기획조정부장에 보임됐다.
이들 특수통 검사들의 약진과는 대조적으로 공안통 검사들은 영전하지 못했거나 아예 자진해 옷을 벗었다.
고위간부 인사 발표를 앞두고 대표적 공안통으로 꼽히는 공상훈(59·19기) 인천지검장이 지난 14일 검사장급 인사 중에 가장 먼저 사의를 표했고, 또 다른 공안통 이상호(51·22기) 법무연수원 기획부장도 18일 사표를 냈다.
역시 공안 분야에서 명성을 얻은 윤웅걸 검사장은 작년 인사 때 대검 기획조정부장에서 초임 검사장급이 주로 부임하는 제주지검장으로 밀려났다가, 이번 인사에서 전주지검장으로 전보돼 공안통의 명맥을 유지했다.
한편 이번 검사장급 승진인사에는 '비(非) SKY(서울·고려·연세대) 대학' 출신 인사가 3명 포함됐다. 대검 공판송무부장에 보임된 김후곤(53·25기) 대검 검찰연구관이 동국대, 문찬석 동부지검 차장검사가 성균관대, 부산고검 차장검사에 보임된 박성진(55·24기)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가 한양대를 졸업했다.
김 연구관 등의 승진으로 검사장급 인사 42명 중 4명에 불과했던 비 SKY 대학 출신자는 7명으로 소폭 늘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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