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도시 강릉…'명성 지키려면 일회용 컵 사용 줄여야'

입력 2018-06-19 09:00
커피 도시 강릉…'명성 지키려면 일회용 컵 사용 줄여야'

손님 많은 주말 머그잔에 커피 요구하면 '화성인' 취급

강릉자원순환운동본부 "일회용 컵 재활용률 7% 불과, 재활용률 높여야"

(강릉=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커피 도시로 부상한 강원 강릉시가 명성에 걸맞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환경오염 주범인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강릉자원순환운동본부가 최근 강릉지역 커피 전문점 314곳을 찾아 설문 조사한 결과 일회용 컵은 하루 평균 1만 개 이상 사용되고, 주말에는 3만여 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회용 컵 재활용률은 7%에 불과했다.

매장 안에서는 커피잔을 사용하고, 테이크 아웃은 일회용 컵을 사용한다는 곳은 158곳으로 50%를 차지했다.

매장 안에서는 커피 잔과 일회용 컵을 혼용하고, 테이크 아웃은 일회용 컵을 사용한다고 응답한 곳은 131곳(41.7%)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매장 안에서 커피잔을 사용한다고 응답하면서도 일회용 컵에 음료가 나가는 경우도 설문조사 과정에서 여러 번 목격됐다.

소비자들에게 커피 잔과 일회용 컵의 선택권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반드시 사전에 물어본다'는 응답이 절반 넘는 비중을 차지했고, 바쁠 때는 물어보지 않거나 아예 안 물어보는 곳도 절반 가까운 비중을 보였다.

이 역시 컵 선택권을 물어보지 않은 채 음료가 나가는데도 설문지에는 '반드시 사전에 물어본다'라고 표기한 사례도 여러 번 발견됐다.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이유로는 개인위생(남이 입에 댔던 것에 먹고 싶지 않다)이나 안전(어린아이를 동반한 사람은 아이가 다칠까 봐 잔에 먹고 싶지 않다) 때문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위생 관리와 서빙의 편리함, 인건비 절감, 일회용 컵 구매 가격 저렴 등의 순이었다.

설문 대상자의 71%는 합성수지컵은 테이크아웃 할 때만 쓰도록 규정돼 있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알고 있었지만,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커피 거리인 안목의 커피 전문점에서는 손님이 대거 몰리는 주말에는 설거지 어려움 등을 이유로 아예 커피잔을 쓰지 않는다.

한 시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손님이 많은 주말 이곳에서는 '머그잔에 주세요' 하는 순간 완전 화성인이 된다"라며 일회용 컵 남용 실태를 꼬집었다.

대다수의 커피 전문점은 명품 커피 도시의 이미지를 위해 텀블러를 사용하는 손님에게 가격 할인, 테이크아웃 컵 되가져오기, 매장 내 일회용 컵 안 쓰기, 고객을 대상으로 텀블러 사용과 일회용 컵 줄이기 홍보 등에 동참할 의사를 나타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업소는 본사가 있는 가맹점이 15%, 개인 직영점이 85%를 차지했다.



강릉자원순환운동본부 관계자는 "많은 사람이 일회용 컵은 재활용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컵은 재활용되지 않는다"며 "강릉의 일회용 컵 사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플라스틱 소비율은 낮추고, 회수율은 높이며, 컵 소재의 단일화를 통해 재활용률을 높여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라고 밝혔다.

또 "매장 안에서라도 커피잔을 사용해 커피의 품격과 마시는 사람의 만족도를 높이고, 깨끗한 강릉 만들기에 도움이 되는 시민운동으로 발전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설문조사 결과는 다음 달 환경전문가, 강릉시 관계자, 커피숍 운영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명품 커피 도시 강릉의 일회용 컵 사용 현황 및 개선을 위한 워크숍'에서 자세히 다뤄질 예정이다.

dm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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