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소기업 국내 최장길이 해저 친환경 관로공사 도전

입력 2018-06-26 06:32
부산 중소기업 국내 최장길이 해저 친환경 관로공사 도전

프로몰엔지니어링 홍성군 죽도 3.5㎞ 구간에 상수관 매설공사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부산의 한 중소기업이 국내에서 가장 긴 3.5㎞ 구간에 땅을 파지 않고 관로를 묻는 신공법에 도전한다.

부산 기장군 정관읍에 본사를 둔 프로몰엔지니어링은 충남 홍성군 수도사업소의 발주로 최근 홍성군 서부면 남당리에서 죽도까지 3.458㎞ 구간에 친환경 비개착 해저관로 부설 공사를 시작했다고 26일 밝혔다.



30가구에 주민 100여 명이 거주하는 충남 홍성군 서부면 죽도리는 육지와 연결되는 상수관로가 없어 지금까지 상수도를 공급받지 못한 채 해수 담수화 시설로 식수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최근 관광지 개발로 관광객이 크게 늘고 주민들의 상수도 요구도 높아지자 홍성군은 상수도 시설을 설치하기로 하고 프로몰엔지니어링에 공사를 발주했다.

상수관로를 설치할 남당항 일대는 선박 통행량이 많고 바다 양식장도 곳곳에 있어 기존의 개착식 공법을 적용할 수 없는 형편이다.

홍성군 수도사업소는 환경신기술 410호 등 관련 특허기술을 보유한 프로몰엔지니어링에 공사를 의뢰해 해저 암반층에 관로를 뚫어 상수관을 매설하는 공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번 공사는 해저면 아래쪽의 암반층에 구멍(Hole)을 뚫어 상수도관을 매설하는 방식으로 바다의 선박 통행에 방해가 전혀 없고 양식장이나 어업에도 지장을 주지 않는 공법이다.

또 한 번 시공하면 별도의 유지관리 없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프로몰엔지니어링은 미국에서 처음 개발한 지향성 압입(HDD) 공법의 국내 선두주자로 다양한 장비와 숙련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2015년에는 4㎞ 구간까지 시공할 수 있는 양방향 도킹공법을 개발해 국내 특허를 얻기도 했다.



이번에 도전하는 3.5㎞ 구간의 비개착 관로 공사는 국내 최장 기록이며 세계적으로도 5번째 장거리에 해당한다.

현재 세계 최장의 비개착 관로공사 기록은 2015년 미국 마이클 코퍼레이션이 휴스턴에 시공한 3.797㎞이다.

프로몰엔지니어링은 2002년 당시 국내 최장거리인 780m의 낙동강 하부를 관통한 기록을 시작으로 전남 신안군, 강진군, 완도군 등에서 10여 차례에 걸쳐 섬과 섬 사이, 육지와 섬 사이에 상수관로 설치 공사를 했다.

지난해에는 전남 여수에서 국내 처음으로 비개착 해저 횡단공사로 한국전력공사의 전력케이블을 매설하기도 했다.

조태희 프로몰엔지니어링 대표는 "땅을 파지 않고 관로를 매설하는 비개착 공법은 해저뿐 아니라 산지가 많은 국내 지형에서 활용도가 높다"며 "현재 섬이 많은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으로 진출하기 위한 협의를 벌이는 등 향후 기술 수출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josep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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