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란의 '한 방'·바이킹의 기적…'통쾌한 반란'도 꿈 아니다
'언더독 선전'에 영감 받은 신태용호, 첫판 승리 정조준
(니즈니노브고로드=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18 러시아월드컵 초반 하루가 멀다고 여러 의미에서 '놀라운'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14일 개막전부터 개최국 러시아가 '가장 지루한 첫 경기'가 될 거라는 평가를 비웃듯 5-0 대승으로 놀라움을 안긴 것을 시작으로 예상을 깨는 결과가 속출하고 있다.
18일 오후 9시(한국시간)부터 스웨덴과 운명의 조별리그 F조 1차전에 나서는 한국 대표팀도 이런 경기들을 지켜보며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
특히 크게 자극을 준 건 8년 만에 월드컵 '아시아 무승' 징크스를 격파한 이란이다.
같은 아시아 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에 대패한 것이 긴장감을 키운 계기가 됐다면, 이란의 승리에선 '우리도 해볼 만하다'는 희망을 되찾았다.
이란이 수세로 일관하다 최후의 한 방을 살리는, 철저히 '이기는 축구'에 집중해 끝내 승점 3을 가져간 것은 F조 최약체로 꼽히는 한국 선수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대표팀 공격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기대되는 '황소' 황희찬(잘츠부르크)은 "우리에게 익숙한 이란이 최종예선에서와 마찬가지로 월드컵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16일 모스크바에서 펼쳐진 '아이슬란드의 기적'도 빼놓을 수 없다.
사상 처음으로 나선 월드컵의 첫 경기 상대가 하필이면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필두로 한 호화군단 아르헨티나였는데, 믿을 수 없는 무승부를 일궈내 화제의 팀으로 떠올랐다.
아이슬란드는 '얼음 성벽'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탄탄한 수비로 실리를 챙겼다는 점에서 이란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여기에 인구 34만 명의 소국, 축구 불모지에 가까울 법한 환경에서 기적을 창출한 대표팀, 그들을 향한 국민적 응원 등 극적인 요소도 선수들에게 영감을 줄 법한 부분이다.
다소 낮아진 기대 속에 첫 경기를 앞둔 신태용 감독은 17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사실 국민이 마음속으로는 보이지 않게 응원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면서 "그런 것이 선수들에게 전달되면 아이슬란드가 아르헨티나에 비긴 것 이상을 보여줄 것"이라며 반란을 향한 꿈을 내비쳤다.
한국-스웨덴 경기 전날 열린 F조 다른 상대 독일과 멕시코의 경기 결과는 조별리그 판도가 혼란에 빠질 것을 암시했지만, 희망을 안긴 부분도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진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멕시코에 힘을 쓰지 못한 채 덜미를 잡히면서 대표팀엔 상당한 '참고서'가 됐다는 점이다.
1, 2차전 상대인 스웨덴과 멕시코 분석에 올인해 온 대표팀으로선 독일이 멕시코의 역습과 압박에 고전했던 모습을 보며 3차전 대비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대회 초반 대세로 자리 잡은 '언더독의 반란'을 통해 신태용호는 '공은 둥글다'는 진리를 새삼 확인하며 첫 경기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그 교훈을 대표팀이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승리의 에너지로 풀어낼 수 있을까. 운명의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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