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악마의 왼발' 콜라로프, 프리키커의 자존심 살린 결승골

입력 2018-06-18 00:20
[월드컵] '악마의 왼발' 콜라로프, 프리키커의 자존심 살린 결승골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세르비아의 '캡틴' 알렉산다르 콜라로프(33·AS로마)가 그림 같은 프리킥 득점으로 조국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승리를 이끌면서 경기를 가장 빛낸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콜라로프는 17일(한국시간) 러시아 사마라의 사마라 아레나에서 열린 '북중미 복병'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후반 11분 프리킥 결승골을 뽑아내며 1-0 승리의 주역이 됐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 8강과 1998년 프랑스 대회 16강에 빛나는 세르비아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2006년 독일 대회와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 2회 연속 본선에 진출한 동유럽의 복병이다.

비록 2014년 브라질 대회 때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8년 만에 나선 러시아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면서 20년 만의 조별리그 통과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콜라로프의 '왼발 한방'으로 16강 진출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콜라로프는 세르비아가 자랑하는 왼발 전문 키커다. 왼쪽 풀백이지만 중앙 수비수도 맡을 수 있는 수비 전문 요원으로 오버래핑에 이은 정확한 크로스가 일품이어서 '악마의 왼발', '왼발의 마법사'로 불린다.

E조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34위로 브라질(2위), 스위스(6위), 코스타리카(23위)보다 낮은 세르비아는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승점을 따내는 게 목표였다.

세르비아는 코스타리카의 극단적인 파이브백 수비에 고전하면서 좀처럼 공격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결정적 기회도 있었지만 코스타리카의 '거미손' 케일러 나바스(레알 마드리드)의 명품 방어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경기의 향방을 순식간에 바꾼 것은 콜라로프였다.

세르비아는 후반 11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프리킥을 따냈고, 키커로 콜라로프가 나섰다.

콜라로프는 골대에서 20여m 떨어진 곳에서 코스타리카 수비벽 4명을 앞에 놓고 강력한 왼발 슈팅을 때렸고, 볼은 강하게 휘면서 수비벽을 살짝 넘어 코스타리카 골대 오른쪽 구석에 박혔다.

나바스 골키퍼는 골대 오른쪽을 수비벽에 맡기고 왼쪽으로 치우쳐 있었고, 강하게 날아오는 볼을 향해 뒤늦게 몸을 날렸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콜라로프의 득점은 이번 대회에서 나온 세 번째 직접 프리킥골이었다.

직접 프리킥 1호 득점은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골로빈이 기록했고, 2호는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차지했다.

2010년 남아공 대회 때 처음 월드컵을 경험한 콜라로프는 8년 만에 다시 선 월드컵 무대에서 처음으로 주장완장을 차고 조별리그 1차전의 '맨 오브 더 매치'에 뽑히면서 '전문 프리키커'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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