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여신' 여서정, 포르투갈 월드챌린지컵서 우승

입력 2018-06-17 08:56
'도마 여신' 여서정, 포르투갈 월드챌린지컵서 우승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아빠 여홍철 경희대 교수에 이어 도마 세계 챔피언에 도전하는 딸 여서정(16·경기체고1)이 국제대회에서 금빛 낭보를 전해왔다.

여서정은 17일(한국시간) 포르투갈 기마랑이스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챌린지컵 여자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3.675점을 받아 시상대의 맨 꼭대기에 섰다.

도마 예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3.700점을 획득해 1위로 결선에 진출한 여서정은 국제대회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신기술 '여서정'을 처음으로 펼쳤다.

그는 예선 도마 2차 시기에서 '여서정'을 연기했지만, 제대로 착지하지 못해 13.700점을 받았다.



'여서정'은 양손으로 도마를 짚은 뒤 몸을 펴 두 바퀴를 비틀어 공중회전하는 기술이다.

공중에서 720도를 비트는 기술로 아빠 여홍철 교수가 한 '여 2' 기술(도마 쪽으로 힘차게 달려와 양손으로 도마를 짚은 뒤 공중으로 몸을 띄워 두 바퀴 반을 비틀어 내리는 기술로 900도 회전)보다 반 바퀴(180도 회전) 덜 돌지만, 여자 선수가 할 수 있는 최강의 회전 동작이라고 체조인들은 입을 모은다.

아빠처럼 엄청난 탄력을 타고났기에 가능한 일이다. 여서정은 역시 탄력이 중요한 마루운동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대한체조협회는 지난달 FIG에 '여서정' 신기술의 스타트 점수 책정을 요청했고, FIG는 현재 여자 도마 스타트 점수 최고점(6.4점)에 버금가는 6.2점을 배점했다.

여서정은 자신의 신기술을 지난 9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대회 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여서정이 예선에서 신기술을 시도했고, 심판들로부터 스타트 점수를 인정받았지만, 착지 불안으로 FIG 채점 규정집에 신기술로 등재를 못 했다"고 전했다.

이정식 기계체조 여자대표팀 감독은 8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부상을 염려해 여서정에게 결선에선 신기술을 펼치지 말라고 만류했다.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서정이 신기술을 성공적으로 펼치면, '여 1'과 '여 2' 기술을 세계적인 기술로 승화한 아빠에 이어 딸이 2대째 FIG 채점 규정집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는 사례를 만든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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