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간질환자 소년에 의료용 마약 예외적 허용(종합)

입력 2018-06-16 23:30
영국 정부, 간질환자 소년에 의료용 마약 예외적 허용(종합)

캐나다서 약품 들여오다 압수된 뒤 병원서 치료

'생명 위기' 논란에 자비드 내무장관 특별 결정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북아일랜드의 한 간질 환자 소년이 의료용 마약을 들여오다 압수되는 바람에 생명의 위기를 겪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논란이 일자 영국 내무장관은 특별히 이 소년에게 의료용 마약 치료제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16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에 따르면 평소 간질 장애를 겪어 온 빌리 콜드웰(12)은 지난 2016년부터 의료용 대마초가 합법인 미국에서 칸나비스 기름을 처방받았다.

이어 지난해 영국에서 처음으로 칸나비스 기름 처방전을 발급받았지만, 북아일랜드 정부는 빌리의 지역 보건의(GP)에게 이를 처방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영국에서 칸나비스는 1급 지정 의약품(schedule 1 drug)으로, 내무부의 승인 아래 연구나 임상실험 목적으로는 이용 가능하지만 치료 목적으로 사용은 불가능하다.

이에 빌리는 어머니인 샬럿과 함께 캐나다 토론토에 가서 6개월 치 약품을 처방받았다.

그러나 지난 11일 런던 히스로 공항으로 입국하다가 이를 압수당했다.

이후 치료를 받지 못한 빌리는 발작이 심해지면서 현재 런던의 첼시·웨스트민스터 병원에 입원 중이다.

샬럿은 "금지된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 성분을 포함한 약품은 그의 치료에 필수적이다"면서 "아들은 300일 이상 치료제 덕분에 발작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샬럿은 "만약 아들이 죽는다면 이는 전적으로 내무부에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초 영국 정부는 빌리와 그의 가족이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 공감한다면서도, 빌리가 전문가의 치료를 받고 있는 만큼 일단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논란이 커지자 결국 빌리에게 칸나비스 기름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내무장관은 "내무부 장관으로서의 예외적 권한을 이용해 빌리 콜드웰이 칸나비스 기름으로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승인했다"면서 "이러한 결정은 이번 사례가 의학적 긴급성에 따른 것이라는 고위급 임상의들의 조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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