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표·최고위원 분리 전대…'친문 교통정리' 필연(종합)

입력 2018-06-17 17:55
민주, 대표·최고위원 분리 전대…'친문 교통정리' 필연(종합)

18일 최고위서 일정 논의…주중 전준위 구성 시동

자천타천 후보군 20명…추대표측 "8월말 예정대로 전대"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일정을 논의한다.

민주당은 애초 8월 하순으로 예상됐던 전당대회를 9월 초·중순으로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추미애 대표가 임기 종료 이전 일정을 마무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핵심 관계자는 17일 통화에서 "추 대표가 임기 종료인 8월말 이전 전당대회를 개최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현재로선 최고위 논의를 거쳐 예정대로 8월말 전대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최고위 논의 후 이번 주 중 개략적인 일정을 확정,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를 구성할 계획이다.

당 실무진을 중심으론 그간 지방선거 준비로 전대 준비 일정이 지연되며 불가피하게 추석 직전 전대를 개최하는 방안이 거론돼 왔다.

전당대회 사전 절차로 조직강화특위를 설치하고, 지역위원회와 시·도당위원회를 개편하기까지 시간이 빠듯하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조강특위 등 일정이 빠듯한 측면이 없진 않지만,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당연직으로 위원장을 맡는 데다 영남을 비롯한 대부분 원외 위원장도 지방선거에서 이렇게 선전한 상황에서 특별한 흠결이 없는 한 교체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며 "시간을 오래 끌 사안은 아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당은 전당대회 시간표를 짠 후 곧바로 전준위 구성에 착수한다. 전준위원장은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중진 의원이 맡는다. 전준위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룰 세팅'이다.

현재로선 최고 득표자가 대표가 되고 차순위 득표자가 최고위원이 되는 '순수 집단지도체제' 대신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도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는 순수 집단지도체제와 비교해 대표 권한이 더 강력하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는 오는 2020년 21대 총선 공천권을 쥐기 때문에 더 막강할 수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차 국정운영을 확실히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최고위원이 대표를 견제하는 구조보다는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는 구조가 낫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있는 듯 없는 듯한 '관리형 리더십'이 좋을지, 정권 재창출을 내다보는 '미래형 리더십'이 좋을지는 다소 의견이 엇갈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준위가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택할 경우 그동안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자천타천 거론된 인물들도 대표 선거와 최고위원 선거로 진로가 나뉠 전망이다.

대표 후보군으로는 7선의 이해찬 의원, 6선의 이석현 의원, 5선의 이종걸 의원, 4선의 김진표·박영선·설훈·송영길·안민석·최재성 의원, 3선의 우상호·우원식·윤호중·이인영 의원, 재선의 박범계·신경민·전해철 의원, 초선의 김두관 의원 등이 거론됐다.

4선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나 3선의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중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친문재인) 세력이 누구를 단일 후보로 내세울 것이냐는 최대 관심사다. 당권을 두고 친문끼리 충돌하는 모양새를 피하기 위해 교통정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핵심 친문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통화에서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에 들어가기에 앞서 각자 왜 대표가 되려고 하고 대표가 돼서 무엇을 할 것인지 대화하는 자리가 마련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차기 당 대표 자리를 친문의 '떼어놓은 당상'으로 보는 시각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의원은 "당 대표 후보들이 친문을 자처하는 것은 문 대통령에도 독이 된다"며 "특정 세력이 다 해먹는다는 프레임에 걸리면 보수언론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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