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분쟁 속 캐나다 주재 美대사에 살해 위협 편지
동봉된 백색가루는 무해 판명…퀘벡서 발송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철강관세를 둘러싸고 캐나다와 미국 간 통상 분쟁이 고조된 가운데 캐나다 주재 미국 대사에게 살해 위협과 함께 백색 가루가동봉된 우편물이 배달돼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15일(현지시간) CTV 등에 따르면 켈리 크래프트 주 캐나다 미국대사의 오타와 관저로 수상한 백색 가루와 함께 크래프트 대사를 살해하겠다는 위협을 담은 편지가배달됐다.
이 편지는 크래프트 대사에게 즉각 사임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위협적 언사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전 10시 30분께 대사관저 주소로 배송된 이 편지는 외부의 우편물 집하소에서 사전 보안 검색을 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캐나다 경찰과 독극물 처리반 및 소방 당국은 즉각 현장에 출동, 우편물을 수거하는 한편 오타와 시내 관저 주변을 봉쇄하는 등 비상 대응 조치를 폈다고 방송은전했다.
또 미국 당국에도 이를 통보하고 공조 수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백색 가루는 인체에 무해한 성분으로 판명됐다. 우편물 발송지는 캐나다 퀘벡으로 보인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크래프트 대사는 대사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크래프트 대사는 자신의 신변에 아무런 이상이 없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은 이날 크래프트 대사를 만나 깊은 유감을 전했다. 프리랜드 장관은 또 트위터에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크래프트 대사는 필수적이고 어려운 과업을 수행하는 분으로 캐나다는 그의 봉직을 존경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전직 캐나다 주재 미국 대사는 "전 세계의 문제 지역에 근무하는 미국 대사들이 위협을 받는 것이 현실"이라며 "그러나 캐나다에서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양국 사이에는 미국의 철강 '관세폭탄' 부과 조치와 이에 맞선 캐나다의 보복 관세 결정으로 통상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 사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간 직설적인비난 공방이 공개적으로 오갔고 미국의 요구로 시작된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 재협상도 난항에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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