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주재 대사들도 하나됐다…자국대표팀 유니폼입고 기념촬영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유엔주재 대사들이 지구촌 축구 축제인 '2018 러시아월드컵'을 계기로 한데 어우러졌다.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유엔주재 대사들이 1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월드컵 개막식 시간에 맞춰 자국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 행사를 한 것이다.
유엔본부 '델리게이트 라운지'(Delegates Lounge)에서 진행된 기념촬영에는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32개국 대사들 가운데 주최국인 러시아의 바실리 네벤쟈 주유엔 대사와 조태열 주유엔 대한민국 대사를 비롯해 20여 개국 안팎의 대사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기념촬영과 함께 같은 날 열린 월드컵 개막식과 개막전인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를 TV를 통해 함께 시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예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 등 세계 곳곳에서 분쟁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자국의 이익을 위해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는 유엔에서 이 같은 장면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태열 유엔주재 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늘 딱딱한 분위기에서 열띤 토론만 하다가 이런 차림으로 만나 서로 덕담을 하며 잠시라도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유엔에서 보기 드문 일"이라는 글과 함께 관련 기념촬영을 한 사진을 공유했다.
조 대사는 또 이날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월드컵이 평창 동계올림픽처럼 평화를 위한 스포츠의 역할이 다시 한 번 입증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안보리에서도 주요 이사국 대사들이 같은 취지의 행사를 열었다고 미국 폭스뉴스가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유엔 주재 니키 헤일리 미국 대사와 네벤쟈 러시아 대사 등이 유니폼을 입고,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심판복을 입고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미국은 이번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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