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테헤란 한복판 '여성차별' 포스터 비판여론에 교체

입력 2018-06-15 21:02
[월드컵] 테헤란 한복판 '여성차별' 포스터 비판여론에 교체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수도 테헤란 시내 한복판에 걸린 남성만으로 이뤄진 대형 월드컵 홍보 포스터가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15일(현지시간) 결국 교체됐다.

이날 오전 바뀐 새 포스터엔 이란 월드컵 축구 대표팀과 시민이 한 줄로 늘어선 모습이 담겼다.

'우리는 챔피언. 하나의 심장이 뛴다'라는 제목의 이 포스터에 등장한 시민을 살펴보면 히잡을 쓴 여성이 3명 정도 포함됐다.

전날까지 같은 곳에 설치된 포스터엔 이란 축구팬 15명이 월드컵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란에 사는 다양한 민족 대부분을 그렸지만 정작 여성은 한 명도 없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개혁 성향의 현지 언론의 비판이 비등했다.

이 포스터는 테헤란 시청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에선 남녀를 가리지 않고 축구가 가장 인기가 많은 스포츠이지만, 여성이 남성 선수가 나오는 축구 경기장이 입장하지 못한다.

여성이 축구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하는 데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남성 관중의 험한 욕설과 성희롱을 당할 수 있다는 게 보편적인 설명이다.

그러나 이란에서도 여성의 축구 경기장 입장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성 부통령인 마수메 엡테카르는 13일 "정부는 여성이 스포츠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도록 기반 여건을 준비하겠다"면서 "정부가 이 문제를 계속 주시하고 있고, 좋은 일이 곧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과 함께 여성의 축구 경기장 입장을 금지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1월부터 허용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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