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월성원전 1호기…작년부터 가동 중단
(경주=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이 15일 이사회를 열어 경북 경주에 있는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를 폐쇄하기로 함에 따라 월성 1호기가 조만간 역사 속으로 묻힐 운명에 놓였다.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에 있는 월성 1호기는 고리 1호기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만든 원자력발전소다.
1977년 5월 착공해 1982년 11월 21일 가동에 들어갔다. 1983년 4월 22일 준공과 함께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캐나다에서 개발한 가압관식 중수형 원자로로 캐나다 원자력공사가 설계와 시공 등을 맡았다.
원자력발전은 물을 끓여 발생한 수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화력발전과 비슷하다.
다만 화력발전은 석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태워 물을 끓이지만 원자력발전은 우라늄 같은 물질의 핵반응에서 발생한 열을 이용한다.
이때 원자로를 식히는 냉각재와 중성자를 느리게 만드는 감속재로 어떤 물을 쓰느냐에 따라서 경수로형과 중수로형으로 나뉜다.
원자력발전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원자로는 일반 물을 사용하는 경수로형이다.
물 중에서 중수소와 삼중수소로만 이뤄진 '무거운 물'을 추출해 감속재와 냉각재로 이용하는 원전을 중수로형이라고 한다.
월성 1호기는 국내 최초 중수로형 원전이다.
설비용량이 67만9천㎾이고 대구시에서 1년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의 35%에 해당하는 연간 약 51억㎾h의 전력을 생산했다.
이 원전은 30년 동안 총 1억3천812만㎿h의 전력을 만들었다.
월성 1호기는 설계수명 30년이 끝난 2012년 11월 20일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심사를 거쳐 2022년까지 10년간 연장 운전할 수 있도록 승인함에 2015년 6월 23일 발전을 재개했다.
당시 한수원은 연장운전을 위해 노후설비 교체와 안전성 강화 등에 5천600억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월성 1호기는 지난해 5월 28일에 계획예방정비를 위해 출력을 줄이던 과정에서 가동을 중단해 현재까지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월성 1호기는 그동안 다섯 차례의 한 주기 무고장 안전운전과 네 차례의 원전 이용률 세계 1위 달성이라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뛰어난 경제성으로 국내의 안정적인 전기 공급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이 원전은 잦은 고장으로 주민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월성 1호기는 30년 동안 39회 고장으로 발전이 정지됐고 2012년에만 세 번 고장이 발생했다.
한수원은 월성 1호기를 조기폐쇄하고 신규 원전을 백지화해도 전력 수급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수원은 "월성 1호기 조기폐쇄에 따른 직원들의 고용불안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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