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병원 연구팀, 바닷속 해면동물서 간암 치료 물질 찾았다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열대 바다에서 사는 해면동물에서 간암 치료를 돕는 물질을 찾아냈다.
해양수산부는 박희철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연구팀이 해면동물 '아겔라스(Agelas)'에서 추출한 물질이 간암의 방사선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동물은 바다 밑바닥에 사는 해면동물로, 미크로네시아 축(Chuuk) 주(州)에서 채집됐다.
연구는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해양수산생명공학사업인 '해양융복합 바이오닉스 소재 상용화 기술 개발' 사업의 하나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이 해면동물의 추출물을 간암세포에 투여한 뒤 방사선 치료를 병행했다. 그 결과 이 추출물을 사용했을 때 암세포의 증식 억제·사멸 효과가 방사선만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다른 추출물을 사용했을 보다 훨씬 크게 나타났다.
해수부는 "이 추출물을 투여한 뒤 방사선 치료를 했더니 암세포 증식 억제·사멸률이 69%로 나타났다"며 "방사선만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의 17%보다 4배가량 치료 효과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박희철 교수는 "전 세계 간암 치료제 시장은 약 1조2천억원 규모로, 개발된 치료제도 많지 않다"며 "앞으로 추가 연구를 거쳐 해양생물에서 유래한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ts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