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기대와 진정한 자아 속에 발버둥친다"
대만 밴드 '노 파티 포 차오동' 인터뷰…24일 첫 내한공연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대만 밴드 '노 파티 포 차오동'(No Party for CaoDong·草東沒有派對)의 음악은 울분을 담고 있다. 막막함을 둔중한 베이스로 뒤흔들고 기타로 찢어놓는다.
어둡고도 독특한 이 밴드가 오는 24일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에서 열리는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을 통해 처음 내한한다. 혁오밴드와 소녀시대를 좋아할 만큼 한국 음악에 관심이 많다는 이들을 16일 이메일 인터뷰로 만났다.
차오동(草東)은 타이베이 인근의 대만 최북단 양밍산(陽明山)에 있는 거리 이름이다. 여기서 함께 자란 친구들이 2012년 밴드를 결성했다. 2016년에는 '강풍이 부네'(大風吹)로 대만 골든인디뮤직어워즈에서 최우수 록 싱글상을 받았다.
이들에게 지금 대만 사회에서 젊은이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지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강풍이 부네'는 사회규칙에 대한 생각을 담담히 써내려간 곡입니다. 대만 청년들은 시험 위주의 교육 환경을 답답해해요. 학교를 졸업하더라도 월급이 높지 않다는 것도 문제고요. 사회가 기대하는 것과 자기 자신이 생각하는 진정한 취미 사이에서 고민하면서 발버둥 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남성 멤버들은 최근 군 복무를 마쳤다. 대만은 올해부터 모병제를 실시하기로 했지만, 작년까지 60여 년간 징병제를 유지했다. 이번 내한은 제대 뒤 여는 첫 해외 공연이다.
멤버들은 "시기적으로 군 제대 직후 비무장지대에서 공연하게 돼 행운"이라며 "역사의 한 부분을 직접 느낄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고 했다.
노파티포차오동은 록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세간의 인식도 거부했다.
이들은 "결국 좋은 음악은 다 같다. 장르는 말하는 방식이 다른 것일 뿐"이라며 "우리가 여기까지 오기가 쉽지는 않았다. 중요한 건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하는 나 자신에게 충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록이라는 장르는 계속 창의적으로 현대의 미학과 융합한다. 이것이 록이 더 깊은 맛이 나는 이유"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앞으로 음악적 목표를 묻자 멤버들은 다음과 같은 포부를 밝혔다.
"양심에 거리낌이 없는 음악을 만들겠습니다.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밴드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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