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구, 7월 미추홀구로 개명…브랜드 가치 향상 기대
정체성 강화 차원에서 2015년부터 추진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인천 남구의 명칭이 남구청 개청 50년 만에 '미추홀구(彌鄒忽區)'로 변경된다.
인천시는 올해 3월 공포된 '인천시 남구 명칭 변경에 관한 법률' 제정안에 근거, 7월 1일부터 남구 명칭을 미추홀구로 변경한다고 17일 밝혔다.
미추홀구는 삼국사기에 나오는 인천 최초의 지명으로 '물의 고을'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추홀의 발상지는 현재 남구 문학산 일대다.
동서남북 방위식 지방자치단체 이름이 지역 정체성을 반영한 이름으로 바뀌는 것은 전국 최초다.
현재 서울시와 6개 광역시에는 동구·서구·남구·북구·중구 등 방위식 명칭을 사용하는 자치구가 무려 25개나 된다.
인천시는 2015년 12월 남구와 명칭 변경 추진 공동선언을 하고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왔다.
도시 면적 확장으로 남구가 더 이상 인천에 남쪽에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담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천시와 남구는 명칭 공모, 지명위원회 자문, 주민 여론조사, 행정안전부 동의, 국무회의 심의, 국회 의결 등을 거쳐 남구 명칭을 바꿀 수 있게 됐다.
행정안전부는 방위식 명칭을 사용 중인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주민 공감대를 얻어 추진한다면 명칭 변경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천시와 남구는 명칭 변경에 따라 지역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정체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구는 최근 자유한국당 대변인을 지낸 정태옥 의원의 '이부망천(이혼하면 인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발언에서 언급된 지역이기도 하다.
남구가 1968년 출범해 인천에서는 원도심에 속하긴 하지만 정의원 망언은 남구 주민은 물론 인천시민을 분노케 했다.
인천을 대표하는 명산인 문학산이 있고, 숭의동에는 전국 축구팬이 부러워하는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이 있다. 학익동에는 인천 문화집적 단지인 뮤지엄파크도 조성될 예정이다.
남구 관계자는 "남구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주안역을 중심으로 인천 유통의 중심지 역할을 하던 곳"이라며 "인천시 차원에서도 원도심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더욱 큰 곳"이라고 강조했다.
남구는 명칭 변경에 따라 각종 표지판 교체, 가족관계 등록부 등 공적 장부 정리, 전산 시스템 정비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남구 명칭 변경에 따라 남부경찰서 이름도 7월부터 미추홀경찰서로 바뀌는 등 지역 내 다른 관공서 명칭도 잇따라 변경될 예정이다.
iny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