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러시아 도착한 즐라탄, 어수선해진 스웨덴
즐라탄, 후원사 홍보대사로 러시아 방문…스웨덴, 팀 분위기 해칠까 노심초사
(겔렌지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스웨덴이 낳은 세계적인 축구선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6·LA갤럭시)가 '역설적으로' 한국 축구대표팀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잡음 끝에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스웨덴 축구대표팀 승선에 실패한 이브라히모비치가 월드컵 스폰서 홍보대사로 러시아를 방문해 스웨덴 대표팀을 긴장시키고 있다.
스웨덴 대표팀은 혹시나 이브라히모비치가 대표팀을 흔들만한 발언을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이브라히모비치와 스웨덴 대표팀의 감정의 골은 최근 깊어졌다.
그는 지난 4월 자신의 말을 뒤집고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겠다고 언론에 알려 구설에 올랐다.
선수 선발 권한을 가진 스웨덴 대표팀 얀네 안데르손 감독은 "대표팀은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안데르손 감독은 축구팬들의 비판을 감수하면서 이브라히모비치를 뽑지 않았다.
이브라히모비치는 러시아월드컵에 나서는 스웨덴 대표팀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대표팀 탈락을 두고 적지 않은 팬들은 크게 실망했고, 일부 팬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안데르손 감독을 포함한 대표팀 관계자들은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끊임없이 이브라히모비치와 관련한 질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베이스캠프인 러시아 겔렌지크에 입성한 뒤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도 이브라히모비치와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주장 안드레아스 그랑크비스트(FC크라스노다르)는 "지금은 우리 팀에만 집중할 때"라며 답변을 피했다.
이런 가운데, 이브라히모비치는 개인 자격으로 러시아월드컵 스폰서인 비자카드와 홍보대사 계약을 맺고 14일 러시아를 방문했다.
그는 월드컵 기간 여러 경기장을 돌아다니며 홍보 활동을 할 예정이다.
이브라히모비치는 벌써 스웨덴 대표팀에 관해 민감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는 14일 기자회견에서 "만약 내가 있었다면 스웨덴은 모든 경기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을 것"이라며 "내가 없는 스웨덴 대표팀은 압박감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후배들이 그저 대회를 즐기고 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능력을 치켜세우면서 자신이 빠진 스웨덴 대표팀에 냉소적인 시선을 보낸 것이다.
스웨덴 대표팀 관계자들은 이브라히모비치의 발언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스웨덴 대표팀 훈련 책임자 라세 야콥손은 같은 날 겔렌지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이브라히모비치가 어떤 말을 하든 큰 이슈가 되진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전 수비수 미카엘 루스티그는 "그는 홍보 활동을 하러 왔다. 어떤 말을 해야 관심을 받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이브라히모비치는 역시 영리한 선수다"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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