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트럼프 전략은 '일단 질러놓고 보자'…核협상에도 적용"
"리얼리티 창조하고 가능한 한 열심히 팔아먹어"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 "'되든 안되든 일단 질러놓고 보는'(fake it until you make it) 전략이 바로 트럼프다. 정치에서만이 아니다. 그게 그의 인생의 결정적 요소다."
미국 CNN방송이 13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합의 결과를 놓고 "더는 북한으로부터 핵 위협은 없다"고 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선언에 대해 그의 인생전략인 '꼼수'가 되풀이됐다는 식으로 반응했다.
싱가포르 회담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귀국 직후 "긴 여행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이제 내가 취임한 날보다 훨씬 더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북한이 우리의 가장 크고 위험한 문제라고 말했다. 더는 아니다. 오늘 밤은 푹 자길!"이라는 트윗을 날렸다.
CNN의 크리스 실리자 에디터는 분석기사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가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을 끝냈다. 도널드 트럼프에 따르면, 그렇다"라고 냉소를 보이면서 "먼저 승리를 선언한 뒤 움직인다. 그게 그의 방식"이라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 측근의 묘사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 행정부의 목표인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CVID)'의 궁극적 달성보다는 '세기의 담판'을 비핵화 달성으로 포장하는 '꼼수'에 더 관심이 크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실리자 에디터에 따르면 이런 인생전략 덕분에 트럼프 대통령은 3차례의 파산과 3차례의 결혼을 무사히 이겨냈다. 그는 승자처럼, 역경이 늘 따라붙는 것처럼, 역경을 의도한 것처럼 행동하고 그럼으로써 리얼리티를 창조한다는 것이다. 자주는 아니지만 이 리얼리티가 종종 진짜 현실에 부합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창조된 현실을 가능한 한 열심히 팔아먹는다 게 실리자 에디터의 분석이다.
그는 "트럼프가 항상 팔아먹는 내러티브(이야기)는 '완전한 승리'다.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 타인은 이룰 수 없는, 역사적 승리다. 기록을 깨는 가장 큰 승리"라며 "심지어는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싱가포르 기자회견에서 '6개월 뒤 내가 틀렸다고 말할 수 있다'며 자신의 과장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실리자 에디터는 '트럼프가 북의 비핵화 가능성에 대해 우리가 모르는 뭔가를 알고 있는가?', '그러한 고급 지식이 그의 트윗에 반영됐나'라고 자문한 뒤 "거의 확실히 아니다. 자랑과 과장, 허세는 모두 트럼프가 창조한 현실을 보는 요체"라고 강조했다.
또 "만약 그가 북핵이 없어지는 방식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내러티브로 설정된 것"이라며 "그러한 내러티브가 일단 설정되면 북한조차도 이를 반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리자 에디터는 다만 문제는 상대가 김 위원장이라고 지적한 뒤 "그 역시 과장과 기이한 주장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온 인물"이라며 "트럼프는 자신의 과장된 게임을 즐길뿐 아니라 이를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을 다뤄본 적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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