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선거] '민심 바로미터' 충남 기초단체장 민주당 완승
(천안=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지역 기반 정당이 없는 충남은 역대 선거에서 여야를 넘나드는 전략적 투표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
진보와 보수 진영 어느 곳에도 몰표를 주지 않고 고루 안배해 대한민국 정치 지형의 축소판,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린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도 대전, 세종, 충남 광역단체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싹쓸이했지만, 충남 15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보수 정당이 4석을 차지했다.
14일 오전 2시 30분 현재 개표 중간결과를 보면 아산, 청양, 부여, 태안, 계룡 등 5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서산, 공주, 당진, 천안, 금산, 논산 등 6곳의 민주당 후보도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민주당 후보가 15곳 중 73.3%인 11곳에서 이긴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홍성, 예산, 보령, 서천 등 4곳에서만 당선됐다.
2014년 충남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의 전신)과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에서 각각 5명과 9명의 당선자를 배출해 전국 당선자 비율(새정치민주연합 80명·새누리당 117명)과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당시 당선자 1명은 무소속이었다.
집권당이 뒤바뀐 이번 선거에서는 11대 4라는 정확히 반대되는 결과로 더블스코어를 기록했다.
재선에 도전한 13명의 시장·군수 가운데 9명이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현역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바람을 일으킨 것으로 평가된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여당 심판론이 불거진 상황에서도 충남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보수 정당이 우위를 점했다.
2010년과 2006년 기초단체장 지방선거에서도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유선진당과 국민중심당이 승리하는 등 야성이 강했지만, 이번 선거에서 충남지역 유권자들은 집권당에 대한 견제보다는 집권당의 힘 있는 시장·군수에 손을 들어줬다.
특히 전통적으로 보수 색채가 강한 부여, 공주, 청양 등 내륙과 서산, 태안 등 서해안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한국당 소속 현직 시장·군수를 제치고 승리했다.
야당은 이번 선거에서 민생경제 악화에 따른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며 총공세를 펼쳤지만 문재인 정부에 대한 높은 지지율의 벽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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