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선거] 이변은 없었다…민주당, 대전·세종·충남 '압승'
지역정당 사라지고 치러진 두 차례 지방선거서 잇달아 승리
(대전=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6·13 지방선거 대전·세종·충남지역 광역단체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됐다.
자유한국당은 한 석도 챙기지 못했다.
14일 오후 0시 현재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이춘희 세종시장 후보,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 등 민주당 후보들은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4년 전 2014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민주당은 대전·세종·충남 3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다.
권선택 전 대전시장의 중도하차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미투 파문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압승할 것이라는 예상은 일찌감치 제기됐다.
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한국당 후보들을 큰 차이로 따돌렸기 때문이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남북 정상회담 폄훼 발언으로 민심이 싸늘하게 돌아섰지만, 한국당은 내부적으로 충남을 당선 가능지역으로 분류하며 공을 들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중원의 평가는 냉정했다.
개표 결과는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민주당과 한국당의 격차보다 더 컸다.
대전시장의 경우 한국방송협회와 MBC, KBS,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허태정 후보와 한국당 박성효 후보는 각각 43.0%와 19.3%를 얻어 23.7% 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14일 0시 현재 두 후보의 격차는 27.7% 포인트로 벌어졌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이춘희 세종시장 후보는 51.5%를 얻었으나, 0시 현재 70%가 넘는 지지를 받고 있다.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도 같은 여론조사에서 40.4%의 지지를 받았으나 실제 투표에서는 이보다 20%포인트가량 많은 60.9%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대전·세종·충남에서는 지역 정당인 자유민주연합이 사라진 뒤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야당이던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충청권을 모조리 접수한 뒤 싹쓸이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동안 싹쓸이가 모두 보수 정당에 대한 몰아주기였다면 2014년과 올해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뿌리를 둔 민주당이 그 수혜를 차지한 게 특징이다.
후보 개인별로도 허태정·이춘희 후보는 친노계로 분류되고, 양승조 후보는 한때 손학규계로 분류됐으나 문재인 대통령 당 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하며 친문계로 분류된다.
지역 정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인기와 남북 평화 모드 등의 영향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할 만큼 민주당에 유리한 상황에서 부동층이 막판에 민주당으로 쏠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한국당 후보들이 후보 검증을 명목으로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한 게 오히려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3개 광역단체장 선거 모두 민주당 후보가 한국당 후보보다 2배 이상 득표했다는 점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는 것이다.
박범계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은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이 충청에서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문재인 정부의 지향과 가치가 정서상 충청민심에 맞아 떨어진 것"이라며 "한국당이 지나도 한참 지난 과거 후보를 공천했고, 양승조·허태정 후보의 참신함이 상대적으로 돋보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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