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선거] 바른미래·평화 참패…제3당 실험 중대기로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6·13 지방선거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도적 승리로 귀결되며 대안정당으로 가능성을 모색해 온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제3당 실험이 중대 위기를 맞게 됐다.
14일 자정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를 보면 바른미래당은 광역단체장과 재보궐 선거에서 '0석'이라는 참혹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바른미래당은 특히 당의 사활을 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당력을 쏟아부었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철수 후보가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에게도 밀리자 큰 충격에 빠져든 모습이다.
다른 지역 상황도 다르지 않다. 거대양당 견제를 외쳤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에 밀려 3위를 달리고, 득표율은 한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기초단체장 선거에서조차 '0석'의 불명예 위기에 놓여 있다
불과 2년 전인 20대 총선에서 바른미래당의 양 세력 가운데 하나인 국민의당이 38석을 확보해 '녹색 돌풍'을 일으켰던 당시에 비할 수 없는 것은 물론, 4개월 전 창당 당시 경기와 제주 등 2개 광역단체장을 확보했던 상황과 비교해도 확연히 세가 줄어들었다.
중도 보수층을 타깃으로 출발했지만, 창당 후 줄곧 자중지란에 무기력한 모습만 보이며 결국 대안정당으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데 실패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원내 4당인 민주평화당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역적 지지기반인 호남 선거에 당력을 집중했지만 광역단체장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1석도 건지지 못할 게 확실시된다.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 목포시장 등 호남 지역에서 일부 선전한 게 그나마 위안이지만 의석수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초라한 성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호남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광역단체장 후보도 내지 못하는 등 지역정당 이미지를 벗지 못하며 결정적 한계를 드러낸 게 사실이다.
정치권에선 이들 정당이 지방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을 놓고 구석구석 뿌리내린 견고한 양당구도 속에 제3정당이 풀뿌리 단위까지 깊숙이 파고들지 못한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특히 이번 선거 초반부터 높은 대통령 지지율과 북미정상회담 등 외교안보 이슈 등으로 여당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 구도가 형성,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조차 참패한 점을 고려하면 제3지대 정당들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았다.
그러나 제3지대 정당들이 내부 혁신에 실패하고 국민들에게 '대안 정당'이라는 인식을 확고하게 심어주지 못했고, 다소 모호한 정체성으로 인한 차별화 실패 때문이라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힘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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