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영남, 러 월드컵 개막식 참석위해 모스크바 도착
엄격한 경호 받으며 모처로 이동…푸틴 대통령 면담할 듯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식 참석을 위해 12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이날 저녁 9시 50분께 중국 베이징발 에어차이나 항공편으로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도착해 러시아 외무부 인사 등의 영접을 받았다.
그는 공항 귀빈실에서 약 30분을 머물다 밖으로 나와 대기하고 있던 주러 북한 대사관 차를 타고 모처로 이동했다.
러시아 연방경호국(FSO)과 경찰 차량 10여 대가 김 상임위원장의 차량을 앞뒤에서 호위했다.
이날 공항 입국장에서도 평소보다 훨씬 엄격한 경호가 펼쳐졌다.
FSO 직원들은 공항 귀빈실 근처에 기다리고 있던 취재 기자들을 대합실 밖으로 몰아내는가 하면 거리에서 김 상임위원장 차량 행렬을 촬영하는 것도 금지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오는 15일까지 러시아에 머물며, 14일 월드컵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다른 방러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러시아 월드컵은 오는 14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카잔·니즈니노브고로드·소치 등 러시아 11개 도시 12개 경기장에서 치러진다.
개막식은 14일 모스크바 시내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다.
북한은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탈락해 이번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하지만, 우방인 러시아와의 친선관계를 고려해 김 상임위원장을 사절로 파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014년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 때도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지만 김 상임위원장이 개막식에 참석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면담한 바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전인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만큼 이번 방문에서도 김 상임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을 만나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의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세기의 담판'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러북 간 의견 교환도 이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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