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해빙] 美언론 '관계개선·훈련중단' 초점…공동합의엔 대체로 인색

입력 2018-06-12 22:53
[한반도 해빙] 美언론 '관계개선·훈련중단' 초점…공동합의엔 대체로 인색

"北비핵화 타임스케줄 없고, CVID도 포함되지 않아"



(워싱턴=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6·12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대체로 인색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줄곧 강조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CVID)가 공동선언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AP통신은 '실패했다'(fall flat)고 노골적으로 혹평하기도 했다.

다만 북미가 적대 관계에 선을 긋고 관계 개선의 첫발을 뗐다는 점에서는 의미를 부여할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소 과장법이 섞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특유의 공언과는 달리, 애초 '비핵화 디테일'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것 아니냐는 뉘앙스다.

오히려 공동합의문 내용보다는 북미정상회담의 상징적 의미 또는 북미 관계개선 함의 등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정작 북미 정상이 서명한 공동선언문에는 중요한 결과물이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핵심 결과물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한미연합훈련중단"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사일 엔진 실험장의 폐쇄를 약속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도 주목할 부분으로 꼽았다.

WSJ는 "아마도 가장 중요한 성과물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채널을 확보했다는 것"이라며 "양측이 호전적 설전을 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던 지난해 상황과는 뚜렷하게 대조된다"고 덧붙였다.

CNN방송과 CBS방송도 '군사연습'(war games), 즉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주목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중국이 먼저 요구했던 사안"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미 실무협상에서 합의점이 충분히 도출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으로서는 거의 공통분모 없이 담판에 들어간 셈"이라고 전했다.

공동선언문의 CVID 명문화 여부, 북한 비핵화의 타임스케줄 등에서 접점이 마련되지 않았던 상황에서 정상회담만으로 돌파구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는 뜻이다.

다만 애초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된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세계 최대 핵 강국과 최고의 은둔 국가 간에 새로운 장을 여는 중대한 발걸음으로 평가했다.

보수성향 폭스뉴스는 "북한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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