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해빙] 중·일·러 "중요한 걸음" 일제히 환영…'자국 역할론'도

입력 2018-06-12 22:13
수정 2018-06-13 00:04
[한반도 해빙] 중·일·러 "중요한 걸음" 일제히 환영…'자국 역할론'도



中 "새역사 만들었다…필요 따라 제재조치 조정", 日 "납치문제 전달 감사"

러 "악마는 디테일에 있지만 환영", EU "평화 향한 유일한 길이 외교"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한 12일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한반도 주변 강국들은 일제히 "중요한 걸음"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해당국들은 저마다 자국 역할론을 내세우면서 이번 북미 대화로 부쩍 가까워진 한반도 평화 정착의 길목에서 소외되지 않는 데 신경을 쓰는 모습도 보였다.



◇ 중국 "중요한 진전이자 발걸음"…제재완화 가능성과 中역할론도

중국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 "북미회담이 순조롭게 개최되고 적극적인 성과를 거뒀다"면서 "이는 한반도 비핵화와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 추진에서 중요한 진전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북미 양국 정상이 내린 정치적 결단을 높이 평가하고 회담에서 거둔 성과에 대해 환영과 지지를 표한다"면서 "유관국들의 북미회담 성공을 위한 노력도 적극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 실현, 적대와 대립 종결,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는 시대 발전 조류에 부합하며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호소"라면서 "이번 북미회담과 회담 성과는 이런 목표로 나아가는 정확하고도 중요한 발걸음이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반도의 이웃 국가이자 중요한 당사국으로서 유관국들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오늘 양국 정상이 마주 앉아서 평등한 대화를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으며 중국은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말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연합뉴스 기자의 논평 요청에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이행하거나 준수하는 상황에서 필요에 따라 제재 조치를 조정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는 관련 제재를 중단하거나 해제하는 것을 포함한다"며 제재 완화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겅 대변인은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중요 당사국이자 정전협정 서명국으로서 한반도 정전 체제에서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마땅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 일본 "포괄적 해결 위한 한걸음"…납치문제 해결 위한 북일회담 추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을 둘러싼 제현안의 포괄적 해결을 위한 한걸음이 될 것이다. 지지한다"고 논평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에 중요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달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하고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납치, 핵, 미사일 등 북한을 둘러싼 현안 해결을 위해 미일, 한미일,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국제사회와 함께 연대하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납치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일본이 직접 북한과 마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며 납치 문제 논의를 위한 북일정상회담 추진 의사도 분명히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이날 정상회담이 끝나기 전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향해 커다란 한 걸음을 내딛는 역사적인 회담이 되기를 강하게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이어 "우리나라는 이를 위해 제대로 협력해 갈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이 중요하다"며 "북한의 과거를 고려해 설령 북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어떤 약속을 하더라도 구체적인 행동이 확인되기 전에는 결코 경계심을 풀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러시아 "중요한 행보이자 역사적 사건…6자회담 복귀해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리는 (북미) 양측이 하는 논평들을 지켜보고 있다. 아직 문서(북미 공동성명)는 보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회담 자체는 당연히 긍정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우리는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전진을 위한 중요한 행보가 취해진 것을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당연히 악마는 디테일에 있으므로 구체적 내용을 검토해야 하지만, 자극은 제공됐다"고 평가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만일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서 긍정적 선례가 만들어진다면 우리는 이것을 환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예전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지원 차원과 구체적 제안 제기 차원에서 실질적으로 최대한의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중국을 포함한 6자회담 참가국들과 함께 이 형식(6자회담 형식)이 다시 필요해지길 기대하며 이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6자회담 재개를 희망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해빙 무드를 타고 남북러가 함께 참여하는 3각 경제협력 프로젝트가 이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레오니트 슬루츠키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장은 이날 회담을 "정말 역사적 사건"이라고 높이 평가하면서 역시 6자회담 형식의 복귀를 촉구했다.

<YNAPHOTO path='AKR20180612178200009_05_i.jpg' id='AKR20180612178200009_1401' title='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caption='[AP=연합뉴스]'/>

◇ EU "우리도 지원할 것", IAEA "정상회담 결과 환영"

유럽연합(EU)도 이날 북미 정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합의한 데 대한 긍정 평가와 함께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내놨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향한 유일한 길이 외교라는 강한 확신을 재확인했다"면서 "외교적 트랙을 추구하는 것은 때때로 도전적인 일이지만 항상 보상이 뒤따른다"고 말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이번 정상회담은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지도력과 지혜, 결심 덕분에 지금까지 남북관계와 한반도에서 성취한 긍정적인 발전들을 더 일으켜 세우기 위한 중대하고 필요한 조치였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EU는 추가 협상과 신뢰구축, 핵무기 없는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와 안보, 번영을 확실하게 하기 위한 다른 조치들을 용이하게 하고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성명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약속이 담긴 오늘 북미 정상의 공동성명을 환영한다"고 논평했다.

아마노 총장은 "IAEA는 관련국들이 요청할 수 있는 북한 내 어떠한 검증 활동에 언제라도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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