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결의에 찬 아이슬란드 훈련장…"동화집필 준비 끝"
인구 34만 명의 소국, 아이슬란드의 월드컵 도전기
첫 상대 아르헨티나전 앞두고 밝은 표정으로 훈련 소화
"기적의 원천은 국민의 응원에서 나온다"
(겔렌지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아이슬란드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을 때 많은 이들은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아이슬란드의 총인구는 서울 도봉구와 비슷한 약 34만 명에 불과하고, 국토의 80%가 빙하와 용암지대로 이뤄져 있을 정도로 기후환경이 좋지 않다.
아이슬란드는 2016년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8강 진출에 성공하기 전까지 월드컵이나 유로 본선에 오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8년 전까지 FIFA 랭킹은 112위에 불과했다.
그러나 '바이킹의 후예' 아이슬란드는 최근 '동화'같은 이야기를 쓰며 축구사에 한 획을 그었다.
유로 2016에서 강팀들을 격파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고, 강호들이 밀집한 월드컵 유럽 예선에선 7승 1무 2패로 크로아티아를 제치고 조 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아이슬란드는 역대 월드컵에 출전한 국가 중 가장 인구가 적은 나라가 됐다.
12일(한국시간) 러시아 겔렌지크 올림프 스타디움에서 만난 아이슬란드 축구대표팀 언론담당관은 아이슬란드 축구의 원천은 국민의 응원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슬란드 축구팬들의 열정은 세계 최고"라며 "국민의 열렬한 지지와 응원을 받고 있어 선수들이 자신의 능력을 모두 끌어낼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슬란드 축구팬들의 열정은 대단하다. 유로 2016 당시 아이슬란드 인구의 10%가량인 2~3만 명이 개최국인 프랑스를 찾아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사상 첫 월드컵을 앞둔 아이슬란드의 분위기도 한층 고조됐다.
훈련장에서 만난 아이슬란드 매체 VISIR의 콜베인 기자는 "현재 아이슬란드의 축구 열기는 2016년 유로보다 약간 못 미치지만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라며 "아마 첫 경기인 아르헨티나전에서 승리하면 온 나라가 뒤집힐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슬란드 관계자들은 자신에 차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이슬란드가 이번 월드컵에서 선전할 가능성은 작게 내다보고 있다.
일단 대진운이 좋지 않다. 아이슬란드는 월드컵 본선 무대 첫 상대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버티는 아르헨티나를 만난다.
상황도 녹록지 않다. 아이슬란드 대다수 선수는 월드컵 출전 경험이 없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워낙 성적이 좋지 않았던 만큼, 축적한 자료도 적다.
최근 팀 성적도 좋지 않다. 아이슬란드는 최근 3차례 평가전에서 1무 2패로 부진했다.
그러나 훈련장에 나온 아이슬란드 선수들은 하나같이 밝고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에서 만난 선수들은 환하게 웃으며 자신감을 표현했다.
공격수 알프레드 핀보가손(아우크스부르크)은 "아르헨티나는 강팀이지만 우리는 두려운 것이 없다"고 말했다.
간판스타인 길비 시귀르드손(에버턴)은 아르헨티나 취재진과 장시간 인터뷰 하기도 했다.
이날 아이슬란드 선수들은 수십 분 동안 가볍게 몸을 푼 뒤 전술 훈련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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