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경협 선도기업' 현대그룹 "실질적 협력 기대"

입력 2018-06-12 16:01
[북미정상회담] '경협 선도기업' 현대그룹 "실질적 협력 기대"

'정주영 소떼 방북 20주년' 나흘 앞…경협 TFT 가동 본격화 전망

8월초 정몽헌 15주기에 현정은 회장 방북 성사 등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12일 두 정상의 '성공 평가' 속에 마무리된 데 대해 '남북경협 선도기업'을 자처하는 현대그룹은 경협 본격화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오는 16일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 20주년을 앞두고 과거 남북 교류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그룹으로서 역할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날 회담에서 남북경협 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됐을 가능성이 낮은 데다 향후 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듯 공식적으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늘 회담의 성과를 토대로 남북간 평화와 화해 분위기가 정착되고, 향후 실질적인 남북 경제협력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그룹 차원에서 설치한 남북경협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금강산·개성 관광과 개성공단 등 기존 사업의 재개는 물론 향후 추진할 다양한 경협 사업을 위한 로드맵을 재점검하고 철저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그룹은 사업이 구체화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과거 경험을 토대로 정부와의 조율을 통해 다양한 경협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천해성 통일부 차관을 단장으로 한 남북연락사무소추진단이 개성공단을 방문해 현지 점검을 했을 때도 현대아산 직원이 참여하는 등 실무 능력은 다른 어떤 기업보다 탁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남북경협 외에도 금강산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성사된다면 역시 실무 지원을 위해 인력을 파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기대감을 바탕으로 현대그룹은 추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상황 변화 등을 지켜보면서 지난달 현정은 회장을 위원장으로 출범한 남북경협사업 TFT 활동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현 회장은 이날 서울 연지동 그룹 본사 집무실로 출근한 뒤 북미정상회담 생중계를 계속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내부에서는 이달부터 남북경협과 관련한 '기념일'이 이어지는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우선 오는 16일은 정주영 명예회장인 민간인 신분으로는 최초로 판문점을 통과해 소떼를 몰고 방북한 지 20년이 되는 날이다.

오는 30일은 개성공단 착공식(2003년) 15주년이고, 다음달 16일은 현정은 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개성·백두산 관광에 합의한 지 만 13년을 맞는다.

특히 오는 8월 4일은 정몽헌 전 회장의 15주기가 예정된 날로, 올해는 금강산에서 추모식이 열릴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현대그룹은 지난 2003년 정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난 이후 매년 금강산 추모식을 열었으나 2016년에는 북한 핵실험에 따른 남북관계 경색으로 방북 신청을 하지 않았으며 지난해에는 북한의 거부로 성사되지 못했다.



huma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