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시민들 "역사적 화해 첫발"…일손 접고 시선집중
서울역·고속터미널 TV 앞마다 인파 몰려…"좋은 결과 기대"
"적대관계서 평화로 가는 시작점 되길…북핵폐기 약속 중요"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강애란 이효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을 연 것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들은 비핵화에 대한 기대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시민들도 직장과 가정에서 일손을 멈추고 세기의 만남을 지켜봤다.
참여연대 박정은 사무처장은 "70년 동안 적대, 주적 관계였던 두 나라의 화해가 시작되는 자리"라며 "결국 한국전쟁 종식을 이끄는 역사적인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무처장은 "오늘 회담에서 많은 성과를 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시작을 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그런 의지를 서로 확인하는 좋은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조성훈 통일협회 간사도 "북미 회담이 이뤄지기까지 취소될 위기도 있었는데 이렇게 열리게 돼서 기쁘게 생각하고, 결과가 좋게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 간사는 "비핵화를 두고 양국 정상 사이에 서로 입장 차이가 있을 것이고 결과가 금방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북미가 신뢰를 회복하고, 서로 적대적 관계에서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까지 나아가는 시작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수성향 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 이옥남 정치실장은 "우선적인 과제는 북핵 폐기를 어느 선까지 담보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라며 "북한이 과거와 달리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약속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두 정상의 회담이 이뤄진 데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 서초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서울역 등에서도 대합실에 설치된 TV마다 많은 시민이 몰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는 장면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휴대전화로 역사적인 순간의 중계 장면을 촬영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직장인들도 사무실 TV나 인터넷을 통해 시시각각 전해지는 정상회담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직장에서 잠시 일을 멈추고 뉴스 생중계를 시청한 황 모(31·여) 씨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공간에 있는 모습을 보게 될 줄 몰랐다"며 "한반도에 평화가 와서 평양에서 평양냉면을 먹고 개마고원에서 트레킹을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구청 공무원 방윤희(37·여) 씨는 "외국이 아닌 판문점에서 열렸으면 더 뜻깊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남는다"며 "한 번 열리고 끝나는 이벤트로 주목하기보다 지구촌 평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모두가 힘을 보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서 모(32) 씨는 "최근 베트남을 여행했는데, 외국인들이 곧 한반도가 통일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이번 회담의 의미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긍정적 희망도 있지만, 북한이 실제 핵을 폐기할지 확인하는 작업이 우리를 비롯한 주변국들에 의무로 주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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