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우파 집권여당 자중지란…대선주자 '테메르 대통령 패싱'
국정 수행 지지율 3%…대선주자 지지율은 1%에 그쳐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우파 집권여당이 자중지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가 역대 최악인 데다 대선주자 지지율도 극도로 저조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우파 집권여당인 브라질민주운동(MDB)의 대선주자인 엔히키 메이렐리스 전 재무장관은 테메르 대통령과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자신이 민간·공공 분야에서 쌓아온 개인 경력을 내세우는 홀로서기를 시도하고 있다.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대선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메이렐리스 전 장관을 집권여당의 대선후보로 밀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국정 지지율이 워낙 낮아 대선 행보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메이렐리스 전 장관은 "테메르 정부의 대선후보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 이른바 '테메르 패싱'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조사에서 테메르 대통령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3%, 부정적 82%, 보통 14%, 무응답 1%로 나왔다. 이는 군사독재정권이 끝나고 1980년대 중반 민주화가 이뤄진 이후에 등장한 역대 정부 가운데 최악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테메르 대통령이 미는 대선후보에 대한 투표 의향을 묻는 말에 92%가 표를 주지 않겠다고 답했다. 테메르 대통령이 지원하는 후보를 찍겠다는 답변은 7%를 넘지 못했다.
문제는 메이렐리스 전 장관의 대선 경쟁력도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이다.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메이렐리스 전 장관은 1%를 밑돈다. 어떤 조사에서는 0%에 가까운 수치가 나오기도 했다.
브라질 경제를 사상 최악의 침체 국면에서 건져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는 바닥 수준인 셈이다.
브라질 정치권에서 '시장이 가장 환영하는 대선주자'로 알려진 메이렐리스 전 장관은 자신이 대선후보로 확정되고 본격적인 캠페인이 시작되면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 말이 현실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메이렐리스는 지난 2002년 중부 고이아스 주에서 연방하원의원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나 2003년에 좌파 노동자당(PT) 정권을 출범시킨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 의해 중앙은행 총재로 발탁되면서 의정 활동을 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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