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D-1] '칩거'하던 김정은 한밤 나들이…회담 긍정 신호?
계획 잡아뒀다가 북미 실무협상 큰 틀 마무리되자 실행 관측 나와
첫 방문 서방국 발전상 직접 관찰 희망 가능성…"北관광개방 염두 의도도"
(싱가포르=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불과 12시간 남겨둔 11일 저녁 갑작스럽게 외출에 나서 배경이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다음날 정상회담과 관련한 의제 조율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이라는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9시 4분(한국시간 오후 10시 4분)께 숙소인 세인트리지스 호텔 로비에 등장, 곧바로 전용차를 타고 외출했다.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리수용 당 부위원장 등 수행단의 핵심인사를 대거 동행한 채였다.
김 위원장이 이날 중 참관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은 오후부터 제기됐지만 김 위원장은 저녁 시간까지 두문불출하다 오후 9시를 넘긴 늦은 시간에야 모습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이 한밤 '깜짝' 외출에 나서면서 북미 간 실무적 차원의 논의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종일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 사이에 다음날 있을 정상회담의 의제 협상이 계속되면서 김 위원장도 베이스캠프 격인 숙소를 지키며 상황을 지켜보다 큰 틀에서 의견 접근이 마무리되자 '나들이'에 나섰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외출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세인트리지스 호텔로 돌아왔던 최선희 부상도 실무협상장인 리츠칼튼 호텔로 이동, 성 김 대사와 협의를 이어갔다.
양측이 이미 대체적인 의제 조율에 성공한 것이라면 세부사항에 대한 논의만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외출 소식이 전해지기 전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오후 8시(한국시간 오후 9시) 출국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출국 시간이 정해지고 백악관이 이를 공식화한 것 역시 북미 간 합의문 초안 마련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뜻일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외출을 택한 데에는 중국을 제외한 서방국가로의 첫 방문에서 두 눈으로 직접 발전상을 보고 싶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타결한 이후 관광 개방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말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현장을 시찰하는 등 관광산업에 애정을 보여왔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비핵화 이후 북한의 발전모델로 싱가포르를 벤치마킹하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며 "특히 관광 개방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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