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北美관계 수립한다는 北…노동신문, 美에 '자주권 인정' 촉구
"美, 北 자주권 인정하고 우호적으로 나오면 관계 정상화 실현"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1일 달라진 시대적 환경에 맞게 새로운 북미관계를 수립할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미국을 향해 북한의 자주권 인정을 촉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이날 오전 노동신문을 포함해 북한 관영매체들은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양 출발, 싱가포르 도착, 싱가포르 총리와의 회담 등을 세 꼭지로 보도했으며 노동신문은 개인필명의 정세 논설로 미국에 자국의 자주권 인정 촉구 주장을 폈다.
노동신문은 우선 1면에 김정은 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과 관련해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에서는 달라진 시대적 요구에 맞게 새로운 조미(북미) 관계를 수립할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그러면서 "조선반도(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문제, 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문제들을 비롯하여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이 교환될 것"이라며 북미정상회담의 의제를 소개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이어 6면에 게재한 정세논설에서 "비록 지난날에는 우리와 적대 관계에 있었다 하더라도 우리의 자주권을 인정하고 우호적으로 나온다면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오해와 불신을 가시고 관계 개선과 정상화를 실현하자는 것이 우리의 자세이며 입장"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는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불문하고, 우리나라의 자주권을 존중하고 우리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나라들이라면 넓은 포용력과 도량으로 관계를 맺고 발전시켜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자주성이 확고히 보장될 때 지배와 예속의 낡은 유물이 완전히 청산되고, 나라와 민족들 사이에 진정한 평등관계가 형성되며 공정한 국제관계가 수립될 수 있다"며 "자주성을 견지하는 것은 공정한 국제관계 수립의 필수적 조건"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지구 상에는 높은 나라와 낮은 나라, 지배하는 민족과 지배받는 민족이 따로 있을 수 없다"면서 "모든 나라와 민족은 다 같이 평등하다"고 전제했다.
노동신문은 "매개(각) 나라는 다 자기에게 알맞은 사상과 제도, 이념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며 "남의 일에 간참(참견)을 하고 남에게 자기의 의사를 강요한다면 공정한 국제관계를 수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천된 국제적 환경은 나라들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발전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자주성을 침해하지 않고 존중하는 입장을 가진다면 능히 호상(상호) 우호 관계를 맺고 공정한 국제관계를 세우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1면 머리기사를 통해 '새 북미관계' 모델을 희망하면서, 6면 정세논설로 희망 사항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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