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사령탑 안데르센 "역대 처음 남북 축구팀 지휘 영광"

입력 2018-06-10 15:58
인천 사령탑 안데르센 "역대 처음 남북 축구팀 지휘 영광"

"북한 축구팀과 교류전 및 북한 선수의 K리그 진출에 도움 주고 싶어"



(영종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역사적으로 처음 남한과 북한에서 축구팀을 지휘하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북한 축구대표팀을 지휘했던 에른 안데르센(55·노르웨이) 감독은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8대 사령탑을 맡은 소감에 대해 "내가 가진 모든 지식과 철학은 물론 네트워크를 쏟아 부어 팀의 1부리그 잔류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안데르센 감독은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과 만나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저는 에른 안데르센입니다"라고 환하게 웃으면서 첫 인사를 했다.

그는 "인천 구단의 감독 부임은 누군가에게는 작은 걸음일 수 있지만 나에게는 단순한 부임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북한의 대표팀 감독으로 지난 2년간 생활해왔고 이번 대한민국에서 1부리그 프로팀을 맡게 돼 역사적으로 처음 남과 북에서 동시에 축구팀을 지휘하게 된 것을 영광을 생각한다"고 밝혔다.

함부르크SV, 프랑크푸르트, 뒤셀도르프, 뉘른베르크 등 독일 분데스리가 클럽에서 현역으로 뛰었던 안데르센 감독은 노르웨이 국가대표로 27경기에서 5골을 뽑아냈다.

현역에서 은퇴한 이후 2001년 스위스의 FC루체른 U-21팀 감독을 시작으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안데르센 감독은 라시사FC(그리스), 칼스루헤SC(독일),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등에서 감독 생활을 했고, 2016년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북한대표팀 감독으로 활동하다가 인천의 러브콜을 밟고 K리그 무대에 입성했다.

인천과 1년 6개월 계약한 안데르센 감독은 "기존 인천 축구의 스타일과 공존하면서 차별화를 동시에 진행하겠다"라며 "유망한 선수를 장기적으로 육성 발굴하고 우리가 가동할 수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전력을 극대화해 1부리그 잔류의 목표 달성을 이루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스포츠를 매개로 북한과 한국의 우호증진과 발전은 물론 한반도 평화에 이바지하는 좋은 계기를 만들고 싶다"라며 "인천 유나이티드와 북한대표팀 또는 북한리그 팀과의 교류전을 비롯해 북한 선수들의 K리그 입성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교류를 시작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의 제안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선 "북한에서 대표팀을 이끌면서 한국인의 강인한 정신력을 느꼈다"라며 "인천 구단 역시 처음부터 영입에 진중한 면을 보여줘서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데르센 감독은 무엇보다 강등권인 11위에 머물러 있는 팀 순위를 끌어올리는 게 발등의 불이다.

안데르센 감독은 "인천 경기를 비디오 자료로 봤다. 운이 나빠서 패한 적도 있지만 전술적인 실수로 실점하는 상황도 있었다. 이런 점을 개선해야 한다"라며 "공격 축구를 구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정규리그 경기까지 시간이 좀 많이 남아 있어서 다행스럽다"라며 "그동안 팀의 약점을 더 파악하겠다. 선수들의 피지컬과 수비 전술의 개선이 필요하다. 득점에 신경을 더 많이 쓰겠다"고 덧붙였다.

안데르센 감독을 영입한 강인덕 인천 유나이티드 대표이사는 "팀 성적이 부진해서 변화를 주는 차원에서 외국인 사령탑을 선택했다"라며 "북한 대표팀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어서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이사는 "안데르센 감독이 그동안 경기당 평균 1.5골 정도의 기록을 남겼다. 남은 경기에서 산술적으로 따지면 7~8위권까지 오를 수 있다는 판단"이라며 "지난해에도 10위로 1부리그에 어렵게 잔류했다. 올해에도 안데르센 감독의 지도 능력을 통해 1부리그에 잔류하는 게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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