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D-2] '평화의 섬' 된 센토사…낡은 대포엔 꽃이 활짝
북미회담장 있는 섬내 군사박물관, 대포 60문에 일일이 꽃장식
싱가포르인들도 한반도 평화 기대…기념메뉴, 티셔츠 등 잇단 출시
(싱가포르=연합뉴스) 김상훈 황철환 특파원 = '세기의 담판'이 될 6·12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싱가포르에선 회담의 성공적 개최와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 회동이 이뤄질 센토사 섬의 서쪽 끝에 있는 실로소 요새에선 전날 오후 60문의 대포 포구마다 꽃다발이 꽂혔다.
주변엔 평화를 장식하는 올리브 장식이 놓였다.
센토사개발공사(SDC) 관계자는 "'평화와 고요'란 의미의 센토사란 이름처럼 이 섬이 평화를 가져오는 장소가 됐으면 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1874년 건립돼 제1, 2차 세계대전 당시 해안포대로 쓰였던 이 요새는 1974년 군사박물관으로 전환돼 관광지로 쓰여왔다.
실로소 요새의 꽃다발과 장식은 회담 이후인 13일까지 놓여 있을 예정이다.
싱가포르 일반 시민들도 정치 관련 이야기를 꺼리던 평소 태도를 잠시 접어두고 북미정상회담을 화두 삼아 이야기꽃을 피웠다.
사업 관련으로 한국을 자주 방문한다는 리(48)씨는 연합뉴스 기자에게 "전쟁과 다툼을 좋아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 이번 회담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를 지키는데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싱가포르에 상당한 이익을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말레이시아 CIMB 은행 싱가포르 지점의 송 셍 운 이코노미스트는 "싱가포르에 방문한 외국인은 3박4일 기준 1인당 평균 1천500 싱가포르 달러(120만원)를 쓰는데, 전세계에서 찾아 온 취재진만 2천50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 여타 관련국에서 파견된 당국자들도 수천명인 만큼 직접적인 수입만 따져도 수백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송 이코노미스트는 덧붙였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싱가포르가 전세계에 홍보되면서 관광수입이 증가할 것이란 기대도 크다.
싱가포르 현지 호텔과 식당들은 이런 분위기 속에 '트럼프-김 버거'와 '정상회담 아이스티' 등 북미정상회담을 테마로 한 특별메뉴를 잇달아 선보였다.
기념 티셔츠 등도 출시됐다.
미국과 경호, 의전 등을 협의해 온 북한 실무준비팀의 숙소 풀러턴 호텔은 현관에 성조기와 인공기, 태극기를 나란히 세우고 북미정상이 마주보고 웃는 모습의 라테 아트가 그려진 커피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10일부터 개방되는 북미정상회담 미디어 센터에선 야쿤카야토스트와 커먼굿컴퍼니 등 현지 요식업체와 파리바게뜨 등이 내외신 기자들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김치 아이스크림' 등 이색적인 메뉴도 일부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차례로 싱가포르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한다.
meolakim@yna.co.kr,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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