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핫라인' 앞세운 與후보들 득표효과 주목

입력 2018-06-10 08:01
'문재인 핫라인' 앞세운 與후보들 득표효과 주목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고려하는 '친문 마케팅'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문재인의 핫라인, 힘 있는 여당 후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각지의 더불어민주당 광역·기초단체장 후보들이 앞다퉈 내세우는 선거운동 단골 메시지다.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에 기댄 후보들의 '친문(친문재인) 마케팅'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추미애 대표도 지원 유세 현장마다 후보와 문 대통령의 인연을 강조하는 발언을 빼먹지 않고 있다.



문대림 제주지사 후보는 유세차량에 '문재인 대통령 핫라인'을 굵은 글씨로 새겼다.추 대표도 지난 4일 제주 지원 유세에서 "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당내 분란으로 시끄러울 때에 제주도에 자주 산행을 왔는데 그때 길벗이 된 사람이 문대림 후보"라며 "제주도민의 아픔과 소망을 이야기했던 문재인의 핫라인"이라고 힘을 보탰다.

문 대통령의 청와대에서 균형발전 선임행정관을 지냈던 오중기 경북지사 후보의 유세차량에도 '대통령 직통 도지사'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문 대통령과 함께 부산·울산의 인권변호사로 활동하고 영남에서 지역주의 타파를 명분으로 앞세운 정치 행보를 이어가며 낙선을 거듭한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 역시 '친문 마케팅' 효과가 수반되는 대표 인사다.

추 대표는 2일 울산을 찾아 "문심(문재인의 마음)이 송심(송철호의 마음)이다"라며 두 인물의 오랜 동지적 관계를 빗대고 "청와대의 핫라인이 되어 울산의 어려운 경제를 해결하고 다시 경제 번영의 상징도시로 만들어낼 적임자는 송철호"라고 강조했다.

김영록 전남지사 후보는 문재인 정부 초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경력을,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는 문재인 당 대표 시절 사무총장 경력을 내세운다.

송하진 전북지사 후보는 1일 군산에서 열린 민주당 선대위 회의에서 "도지사와 함께 14개 시장·군수가 모두 민주당으로 당선돼 대통령과 핫라인이 구축되는 시대를 열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친문 핵심 인사로서 '드루킹 사건'으로 오히려 전국적 인지도를 확장한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도 문 대통령에게 직접 지역발전 방안을 건의할 수 있음을 힘줘 말한다.

기초단체장 후보들 중에도 문 대통령과의 인연을 부각하는 경우가 있다.

유세차량에 '문재인 정부 핫라인, 더불어민주당 적자'라고 써 붙인 김철우 보성군수 후보는 문 대통령과 8년간 인연을 맺은 '호남 최측근'임을 강조하며 지역을 누비는 중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남북관계를 비롯해 문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해 많은 지지를 받다 보니 후보들이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친문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대통령 마케팅도 좋지만, 개인 인지도와 능력으로 승부하면 후보가 지역에서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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