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앞둔 러시아 K-팝 열기로 후끈…모스크바서 한류문화제
K-팝 커버댄스·공연, 태권도 시범 어우러진 행사에 6천여명 몰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월드컵과 한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8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K-팝 커버댄스, K-팝 공연, 태권도 시범 등이 어우러진 한류 문화제가 성황리에 열렸다.
주러 한국문화원, 서울신문사, 국제문화교류진흥원, 태권도진흥재단 등이 공동 주최해 모스크바 메가 스포츠 아레나에서 이날 오후 5시부터 약 5시간 30분 동안 펼쳐진 문화제에는 약 6천 명의 현지 관객이 몰려 한류 열기를 실감케 했다.
관객들은 흥겹고 역동적인 K-팝 리듬과 힘차고 절도 있는 태권도 무예에 열광하며 갈채를 보냈다.
문화제는 먼저 K-팝 그룹들의 춤을 흉내 내 따라 추는 K-팝 커버댄스 경연으로 시작됐다.
지난 2011년 시작돼 올해로 8회째를 맞은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매년 세계 10여 개국에서 경연을 벌여 각국에서 우승한 1개 팀씩을 서울로 초청해 최종 경연을 펼치는 최대 K-팝 경연 대회다.
이날 러시아 본선에는 모두 25개 팀이 출전해 전문 댄서 못지않은 기량을 뽐냈다.
우승은 한국 아이돌 걸그룹 구구단의 곡 '더 부츠'를 커버한 현지 여성 9인조 그룹 업비트(UPBEAT)가 차지했다.
뒤이어 펼쳐진 한국 태권도진흥재단 소속 태권도 시범단 12명의 태권무·격파 시범 등은 K-팝의 부드러움 뒤에 숨겨진 한국인의 강인함을 과시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태권도 품새를 응용한 군무와 공중돌기 격파가 교차하는 단원들의 시범에 관객들은 연이어 탄성과 박수를 쏟아냈다.
문화제는 커버댄스 경연의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한 선미, 카드(KARD), 임팩트, 스누퍼 등 유명 K-팝 그룹의 '필 코리아'(FEEL KOREA) 공연으로 절정에 달했다.
각 그룹이 자신들의 대표곡 3~4곡씩을 선보일 때마다 장내에는 귀를 찢는 듯한 환호가 이어졌고, 많은 관객은 노래를 따라 부르고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이날 행사장을 찾았던 소냐 알렉산드로브나(19·모스크바)는 공연이 끝난 뒤에도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으로 "K-팝은 러시아부터 일본까지 전 세계 사람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K-팝은 우리를 살게 하고 우리의 마음속에 있다"고 예찬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러시아 팬들은 항상 새로운 K-팝 그룹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오지 않을 때 우리는 슬퍼진다"며 K-팝 그룹의 잦은 방문을 요청했다.
공연에 참가한 KARD 팀 멤버들은 인터뷰에서 "한국과 전혀 다른 문화권인 러시아에서 이렇게 큰 경기장이 채워진 게 신기했다. 열광적인 반응에 놀랐다"며 "기회가 되면 꼭 다시 와서 공연하고 싶다"고 바람을 표시했다.
러시아에선 전국 각지에 자발적으로 조직된 K-팝 동호회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한편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팬들끼리 콘텐츠들을 공유하며 즐기는 등 K-팝 열기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일부 K-팝 그룹은 유럽 에이전시들을 통해 러시아에서 유료 공연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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