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열이의 궤적을 따라서…' 이한열 추모 행사 잇따라

입력 2018-06-09 16:52
'한열이의 궤적을 따라서…' 이한열 추모 행사 잇따라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나 하나가 아닌 우리가, 생각이 아닌 행동이 세상을 바꾸었다. 보통사람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행동하자 세상이 바뀌었다."

땡볕이 내리쬐는 9일 오후 1시 30분.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 앞에 모자를 쓰고 선글라스를 낀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1987년 6월 9일 연세대 앞에서 열린 반독재 시위에 참가했다가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이한열 열사를 기억하기 위해서다.

연세대와 이한열기념사업회는 이한열기념관을 출발해 대학 캠퍼스 곳곳에 남아있는 이 열사의 자취를 따라가는 '이한열 민주화의 길 걷기' 행사를 개최했다.

책 '서촌을 걷는다'의 저자인 연세민주동문회 유영호 사무국장이 이날 가이드로 나서 마이크를 잡았고, 1980년대에 연세대를 다닌 졸업생 10여명이 함께했다.

졸업생들은 연신 땀을 흘리면서도 유 국장이 들려주는 이 열사의 발자취, 연세대의 역사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이날 행사에는 연세대 엄영호 경영대학장, 이한열기업사업회 유충권 상임이사도 함께해 이 열사의 기억을 공유했다.

엄 학장은 "이 열사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올해 처음 학교가 공식적으로 이한열 추모 사업에 함께하는 만큼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이사는 "그동안 없는 인력으로 재정을 쥐어짜 가며 사업을 이어왔는데 학교와 함께 행사를 진행하니 여러 면에서 안정감이 느껴진다"고 웃었다.

사업회는 이날부터 이한열기념관에서 '1987, 세상을 바꾸다' 전시회의 막을 열었다.

전시회에서는 이 열사의 공책, 통장 등 유품과 함께 영화 '1987'에 사용한 소품, 사진 등을 선보였다.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는 오후 4시부터 '이한열문화제-1987, 세상을 바꾸다' 문화제가 열려 80년대 학번으로 꾸려진 동문합창단의 공연이 펼쳐졌다.

이 밖에도 '고려대 86합창단'을 비롯해 재즈·뮤지컬·피아노 동아리 학생들이 무대에 올랐다.

이날 추모 행사는 오후 6시 연세대 이한열동산에 있는 이한열기념비에 헌화하며 마무리한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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