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모인 여성 1만5천여명…"성차별 몰카수사 중단"·삭발식(종합)
서울 도심서 2차 규탄 집회…"여성 경찰청장·검찰총장 임명하라"
참가자 6명 삭발·몰카 미러링 퍼포먼스…"경찰 편파 수사 규탄"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홍익대 누드모델 몰카(몰래카메라) 사건'에 대한 경찰의 성(性)차별 편파 수사를 비판하는 여성들이 9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에서 결성된 여성 단체 '불편한 용기'는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종로구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인근에서 경찰 추산 1만5천여명(주최측 추산 2만2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불법촬영 편파 수사 2차 규탄 시위'를 개최했다.
지난달 1만여명이 모인 1차 집회에 이어 이날 2차 집회에도 1만명이 넘는 여성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한국 경찰은 몰카를 신고해도 수사하지 않는다"며 "'한남충'(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은어)을 수사 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철성 경찰청장은 '홍대 몰카 사건' 편파 수사에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며 "여성 경찰청장과 여성 검찰총장을 임명해야 한다. 경찰 성비를 여성과 남성 9대1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몰카 찍는 사람도, 올리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구속 수사해야 한다"며 "피해자 죽이는 몰카 판매, 유출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회 운영진은 "저번 시위 때 2만여명이 모였다. 지금 무대에서 보면 붉은 행렬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며 "자매들을 보니 가슴이 벅차오른다. 여기서 멈추지 말고 불꽃처럼 편파 수사 박살 내는 날까지 함께하자"고 말했다.
이들은 경찰 수사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붉은색 계열의 옷을 입고 집회에 참석했다. 또 "불편한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 "성차별 수사 중단하라", "여성 유죄, 남성 무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 참석자 대다수는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막대 풍선과 '여자도 국민이다', '페미 대통령' 등의 손 피켓을 흔들었다.
이들은 화장실 몰카를 '미러링(타인의 행동을 거울에 비춰 똑같이 따라 하는 행위)'하는 퍼포먼스도 했다. 남성 가면을 쓴 집회 참가자가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처럼 연기하고, 주위에서 카메라로 촬영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어 집회 참가자 6명이 무대에서 삭발을 했다. 이들은 "삭발은 경찰의 편파 수사에 대해 더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머리카락을 자르면서 우리의 의지를 보이려 한다"고 말했다.
6명의 삭발식이 진행되자 집회 참가자들은 "상녀자"라고 외치며 환호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열린 1차 시위에는 경찰 추산 여성 1만여명(주최측 추산 1만2천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달 1일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 게시판에 자신이 직접 찍은 남성 모델 A 씨의 나체 사진을 찍어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모(25)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성차별 편파 수사'라며 집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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