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반발 샀던 네덜란드 이슬람사원 앞 바비큐 시위 결국 취소
이슬람 사원 앞에서 '反이슬람 시위대'-'맞불 시위대' 한때 대치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터키 정부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던 네덜란드 반(反)이슬람 운동 지지자들의 모스크(이슬람 사원) 앞 돼지고기 바비큐 시위가 결국 취소됐다고 네덜란드 언론들이 8일 전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반이슬람 운동인 '페히다(Pegida)' 지지자 20여 명은 지난 7일 오후 로테르담의 라렐리 모스크 앞에서 이슬람의 금식성월 라마단 저녁 기도 시간에 맞춰서 돼지고기 바비큐 시위를 벌이려다가 막판에 철회했다.
당시 모스크 앞에는 페히다 지지자들의 시위 계획에 발끈한 수백 명의 '맞불 시위대'가 인간 띠를 형성하고 모여 있어 긴장이 잔뜩 고조된 상황이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페히다 지지자들은 경찰이 자신들의 신변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 이 때문에 시위를 철회한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경찰은 페히다 측에 그런 말을 한 적이 없고, 페히다 지지자들이 자진해서 시위를 포기하고 현장을 떠났다고 반박했다.
당초 페히다 지지자들은 라마단 저녁 기도 시간에 헤이그와 로테르담, 아른험, 위트레흐트, 후다 등 네덜란드의 5개 도시에 있는 이슬람 사원 앞에서 돼지고기 바비큐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슬람교에서도 돼지고기를 부정한 음식으로 간주해서 먹지 않고, 특히 라마단 기간에는 해가 떠 있는 동안엔 금식한다는 점에서 페히다 지지자들의 이슬람 사원 앞 바비큐 시위는 이슬람전통을 조롱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로테르담을 제외한 4개 도시는 이 같은 시위를 금지하고 페히다 지지자들에게 다른 곳에서 시위하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로테르담의 아흐메드 아부탈레브 시장은 시위를 통해 저항할 수 있는 시위자들의 권리를 부정할 수 없다며 시위를 금지하지 않았다.
그러자 터키 정부는 로테르담 시장의 이 같은 조치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서기도 했다.
bing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