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키벨·이케다, 로마 성명…"청년들, 새 세계 구축 나서달라"

입력 2018-06-08 17:40
에스키벨·이케다, 로마 성명…"청년들, 새 세계 구축 나서달라"

노벨평화상 수상자·日불교철학자 "청년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중요"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엄청난 속도의 사회변화와 인류가 직면한 지구적 문제를 넘어 역사를 전환하려면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른 청년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돌포 페레스 에스키벨(86)과 일본의 불교철학자 이케다 다이사쿠(90)가 최근 이탈리아 로마에서 인류의 희망이 청년에게 있음을 강조하며 전 세계 청년들을 향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에스키벨 박사와 다이사쿠의 아들 이케다 히로마사는 지난 5일 로마의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들이 인류가 당면한 중요한 과제들에 함께 맞서고, 스스로의 삶과 새로운 역사에 책임을 지는 주체가 되어 달라"는 내용의 성명을 공개했다.

이번 성명은 에스키벨 박사와 이케다 박사의 수 년에 걸친 대담을 엮은 대담집 '희망의 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 스페인어, 일본어, 중국어, 이탈리아어로 출판됐다.

두 사람은 "우리 두 사람은 '전쟁과 폭력의 세기'인 20세기의 폭풍우를 헤쳐왔다. 이런 경험을 통해 우리는 민족과 종교의 차이를 초월한 우정의 연대를 넓히려는 노력을 지속해왔다"며 청년들도 공정과 연대에 근거해 새로운 세계의 구축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핵무기, 난민 증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빈부 차를 악화시키는 투기 자본의 탐욕 등 현 인류가 당면한 문제들을 열거하며 "생명존엄을 지키고 불의와 싸워 지구에서 '비참'이라는 두 글자를 없애기 위해 세계 변혁의 목표를 지닌 유엔의 2030 지속가능발전 의제에 협력해 나가자"고 청년에게 당부했다.



이들은 또 6일 밤 로마의 행사장 엑스 도가나에서 열린 '청년 대회'에서 5개국에서 참석한 청년 대표와 함께 공동성명을 다시 한번 발표했다.

이탈리아 현지 단체인 '평화와 정의', 이탈리아 불교 단체가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기독교, 유대교, 불교, 이슬람교 등 다양한 신앙을 가진 청년 800여 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한편, 에스키벨 박사는 기독교와 비폭력 이념을 바탕으로 한 인권단체 '평화와 정의'를 1974년 설립한 인물로 인권옹호 활동을 인정받아 1980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이케다 박사는 평화를 위한 길로서 대화와 내면의 변혁을 추구하는 불교철학자로 도다기념국제평화연구소, 창가교육기관의 창립자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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