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본의 한국 베끼기?…BTS 이어 여자친구까지
일본 걸그룹, 한국인 안무가 스카우트하기도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에 이어 걸그룹 여자친구까지…. 중국과 일본의 한국 그룹 콘셉트 도용 사례가 잇따라 K팝 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9일 가요계에 따르면 일본의 유명 댄스그룹 에그자일(EXILE)이 소속된 LDH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보이그룹 'Ballistik Boyz'를 론칭하겠다고 밝혔다.
히다카 류타, 가노 요시유키, 가이누마 류세이, 후카호리 미쿠, 오쿠다 리키야, 마쓰이 리키, 스나다 마사히로로 구성된 이 그룹은 정식 데뷔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탄도학'이라는 뜻의 팀명이 언뜻 방탄소년단(防彈少年團·BTS)을 연상시키는 데다, 영문 표기법도 'BTZ'로 한 끗 차이에 불과하다. 재킷 사진 속 의상은 방탄소년단의 미니앨범 '러브 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承 HER) 때와 흡사하다. 7명이라는 멤버 수, 힙합이라는 음악 장르도 같다.
인기 걸그룹 여자친구도 비슷한 피해를 봤다. 중국 걸그룹 AOS가 여자친구의 2016년 1월 미니앨범 타이틀곡 '시간을 달려서' 콘셉트와 안무를 고스란히 따라 한 것.
여자친구 특유의 '파워 청순' 안무가 인기를 끌자 여자친구 안무가들도 러브콜을 받았다. 여자친구의 칼군무를 짠 안무가 박준희는 최근 일본의 인기 걸그룹 AKB48과 손잡고 이들의 신곡 '티처 티처'(Teacher Teacher) 안무를 만들었다. AKB48이 한국인 안무가와 작업하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에는 중국에서 그룹 빅뱅을 따라 한 '오케이 뱅'이라는 그룹이 나왔고, 소녀시대·엑소·현아를 베낀 가수도 줄줄이 등장했다.
법적인 보호장치가 없는 건 아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상담팀 관계자는 "많은 나라가 '문학적·예술적 저작물 보호를 위한 베른협약', '세계저작권협약'(UCC) 등에 가입돼 있다. 중국과 일본도 마찬가지다. 정도를 넘어선 표절은 법적 문제가 된다"며 "특히 베른협약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저작물은 해당 국가의 국내법에 따라 보호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경을 넘어선 표절 피해에 적극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자칫 미묘한 반한(反韓) 감정을 건드릴 수 있는 데다, 지난한 소송 절차를 밟아야하기 때문이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사실 아무리 콘셉트를 베끼더라도 결국 음악성과 독창성이 있어야 성공한다. 시류에 편승해 급조된 그룹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cla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