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D-4] '김정은 숙소' 확실시 세인트 리지스 호텔은
299개 객실 보유한 최고급 호텔…2015년 양안회담 때도 사용돼
北김창선, 오전 늦게까지 모습 안 보여…"숙소 단장 중" 관측
(싱가포르=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세기의 담판'이 될 6·12 남북정상회담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가 될 것으로 보이는 세인트 리지스 호텔은 299개의 객실을 보유한 싱가포르의 최고급 호텔 중 하나다.
김 위원장은 꼭대기 층인 20층에 있는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세인트 리지스 호텔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객실은 침실과 응접실, 식당, 사무실, 테라스 등으로 구성되며, 전용 운동시설과 거품이 나오는 대형 욕조(자쿠지) 등도 갖춰져 있다.
실내는 체코산 샹들리에와 금, 은 등 귀금속으로 화려하게 치장돼 있고, 창 바깥으로는 싱가포르 시내를 훤히 내려다 볼 수 있다.
직접 예약을 시도해 본 결과 대여료는 서비스 비용과 세금 등을 포함해 1박에 1만∼1만4천 싱가포르 달러(약 804만∼1125만원)가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번화가인 오차드 거리와 멀지 않다는 점은 경호 및 보안상 단점으로 지적되지만, 앞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마리나베이 풀러턴 호텔과 달리 출입구가 많지 않아 외부인의 침입을 차단하기가 용이하다.
이 호텔은 2015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당시 대만 총통의 첫 양안(兩岸) 정상회담이 열렸을 때 중국 대표단의 숙소로 쓰이기도 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더욱 확실한 경호를 위해 전날 이 호텔 주변에 10여대의 이동식 CCTV를 설치했다.
현재까지 이동식 CCTV가 설치된 장소는 세인트 리지스 호텔과, 북미정상회담이 진행될 싱가포르 남부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 등 두 곳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인트 리지스 호텔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묵을 것으로 알려진 샹그릴라 호텔은 직선거리로 57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현지 경찰은 북미 정상이 묵을 것으로 알려진 호텔들에서 보안점검을 하고 있다. 오는 10일부터는 주변 거리에서 행인들을 상대로 한 검문검색도 진행된다.
한편, 싱가포르 현지에서 미국 실무준비팀과 회담장, 의전, 경호, 동선 등 실무를 협의해 온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은 이달 6일 중국 베이징으로 갔다가 7일 밤 싱가포르로 돌아왔다.
그는 현지시간으로 8일 오전 0시 5분께 세인트 리지스 호텔에 들어서는 모습이 포착됐으나, 이후 오전 11시 현재까지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평소 이용하던 렌트 차량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현지에선 김 부장이 호텔 내에서 숙소를 꾸미는 작업을 하고 있거나, 김 위원장이 쓸 객실을 둘러본 뒤 다른 장소로 이동했을 가능성, 취재진의 눈을 피하기 위해 새벽 일찍 외출했을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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