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독도도발 전시관 한국문화원 근처로 옮긴다…한류팬 압박?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가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억지 주장을 홍보하기 위해 운영 중인 전시관을 우리 정부가 도쿄에 설치한 한국문화원 인근으로 옮기기로 했다.
8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1월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 히비야공원에 설치했던 '영토·주권전시관'을 신주쿠(新宿)구 번화가인 요츠야(四谷)역 인근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요쓰야역은 우리 정부가 한류 전진기지로 도쿄에서 운영 중인 한국문화원에서 가까운 곳이다.
한국문화원은 전시와 이벤트 공간을 갖춰 일본의 한류팬들이 많이 찾는 곳이며, 우리 정부 유관기관들도 입주해 있다.
도쿄 한국문화원은 특히 일본 우익들의 단골 시위 장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2015년에는 우익 인사들에 의해 방화사건도 일어났다.
새 영토·주권전시관은 요쓰야역 앞 재개발 사업의 하나로 건설 중인 복합건물에 입주할 예정이다.
지난 1월 25일 히비야 공원내 시세이(市政)회관에 설치된 영토·주권전시관은 일본 정부가 도쿄에 직접 설치한 첫 영토 문제 관련 홍보 시설이다.
100㎡ 넓이의 이 전시관은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자료와 중국과 일본간 영유권 분쟁이 있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가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는 자료가 무료로 전시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요쓰야역 인근으로 전시관을 옮기면서 현재 시설에는 없는 러시아와의 영토 분쟁지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관련 자료를 새로 갖추고 미니어처 전시물이나 극장 시설 등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가 히비야 공원의 전시관 개관식을 할 때 관련 정관계 인사들이 모여 대대적인 행사를 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설치한 지 5달도 채 안 된 전시관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보인다.
일본 정부와 언론매체들은 지난 1월 전시관 설치 당시에는 장소가 자국인은 물론 해외 관광객도 많이 모이는 히비야 공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까닭에 일본 정부가 한류팬들이 모이는 한국문화원 인근으로 독도 도발 전시관을 의도적으로 옮기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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