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대통령, 탈레반 상대로 한시적 휴전 발표

입력 2018-06-07 18:18
아프간 대통령, 탈레반 상대로 한시적 휴전 발표

탈레반은 아직 무반응…IS와는 계속 교전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17년째 정부군을 상대로 내전 중인 탈레반과 오는 12일부터 8일간 휴전한다고 7일 밝혔다.

아프간 톨로뉴스 등에 따르면 가니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페이스북 홈페이지 영상 중계를 통해 이슬람 단식 성월 라마단 27번째 날(6월12일)부터 라마단 종료를 축하하는 이드 알피트르 축제 5번째 날(6월19일)까지 탈레반과 휴전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간 아프간군과 경찰은 탈레반을 상대로 한 공격을 중단한다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최근 아프간에서 활발한 테러를 벌이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나 다른 외국계 테러단체들을 겨냥한 공격은 중단하지 않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가니 대통령은 이번 휴전이 최근 이슬람 종교지도자 2천여 명이 전쟁을 중단하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라며 "탈레반 측에도 폭력으로는 아프간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는 점을 성찰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이슬람 율법학자들의 모임인 아프간 울레마 위원회 소속 종교 지도자 2천여 명은 수도 카불에 모여 "지금 아프간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이슬람법(샤리아)으로 금지된 것"이라며 "우리는 이 전쟁이 이슬람법에 어긋나며 부당하다고 선언한다"고 파트와(율법해석)를 발표하고 정부와 반군에 전쟁 중단을 요청한 바 있다.

탈레반은 아직 이번 가니 대통령의 휴전 발표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아프간군 장성 출신 아티쿨라 아마르켈은 정부의 휴전 발표가 탈레반에 더 많은 공격을 준비할 기회를 줄 뿐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하지만, 존 니컬슨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은 최근 일부 고위 탈레반 인사들이 아프간 정부 측과 휴전을 위해 비밀리에 협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기에, 이번 발표가 일부 탈레반 세력의 동조를 얻어 이뤄졌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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