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갑갑했소'…대관령 한우 올해 첫 초원 나들이
(평창=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겨우내 축사 안에 갇혀 지낸 한우 300여 마리가 7일 낮 강원 평창군 대관령의 드넓은 초원으로 빠져나왔다.
좁은 축사가 몹시 답답했었는지, 누렁소 무리는 뿌연 흙먼지를 일으키며 '우(牛)사인볼트'처럼 지축을 박차고 빠르게 초지를 향해 내달렸다.
푸른초지 위에 자리 잡은 소들은 무리를 이뤄 신선한 풀을 뜯으며 햇볕을 즐겼다.
지난겨울 건초와 사료를 주로 먹은 소들은 풀 내음 가득한 생초가 몹시 마음에 든 모양이다.
무리를 벗어나 탈출을 꿈꾸던 소 한 마리는 울타리를 넘지 못하고 결국 다시 무리로 향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연구소가 연구용으로 키우는 소들은 올해 들어 이날 첫 초지 나들이를 했다.
넓은 풀밭에서 생초를 충분히 섭취한 한우는 배합사료를 먹이지 않아도 돼 사료비를 줄일 수 있다.
또 충분한 운동도 겸해, 번식용 암소의 경우 불임과 난산 위험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풀을 베는 인건비나 기계 사용료가 필요 없으며 소똥은 초지로 되돌아가 작물이 자라는 데 도움이 된다.
이날 대관령에 방목한 한우는 푸른 초원을 누비다가 겨울이 시작하는 11월 다시 축사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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